‘제철행복’ 독후감
올해 처음으로 해돋이를 보러 하조대를 다녀왔다. 매해 뉴스로 보면서 언젠가는 실제로 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기회가 되어 다녀올 수 있었다. 꼭두새벽에 하조대에 도착하여 차 안에서 잠깐 눈을 붙이고, 5시 좀 넘어 해돋이 명소라는 정자로 걸어올라갔다. 도착하니 많은 분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계셨다. 1시간 가량 기다리니 붉은 여의주같은 해가 떠올랐고, 사람들이 서로에게 정겹게 새해인사를 건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런 경험을 위해 일찍 출발하는 불편을 감수하고 해돋이를 보러 오는구나 싶었다.
문득 의문이 생겼다. 해는 그 자리에서 매일 떠오르는데, 오늘의 해돋이는 무엇이 다르길래 많은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러 먼 길을 오는 걸까?
12월 31일이나 1월 1일의 해돋이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새해의 해돋이는, 새해를 특별하게 시작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다르게 다가오는 것이었다.
책 제철행복에서는 1년을 24절기로 나누고 각 절기에서 느낄 수 있는 자연의 변화와 옛 선조들이 지혜롭게 계절을 났던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덕분에 한 해를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는 스물 네 번의 방법을 알게 되었다. 늘 일상에 끌려다니듯 다니며 365일을 절기 단위로 바라볼 생각을 하지 못하였는데, 올해에는 계절감을 담은 나만의 ‘절기의식’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일상을 다르게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곧 다가오는 우수에는 냉이국을 먹으며 입춘에 적지 못하였던 입춘첩을 써보고 상대방이 모르게 선행 한 가지를 하고, 5월에 길을 걷다가 도로에 떨어진 하얀 꽃을 발견하면 입하를 떠올리며 나만의 솔라르프리를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보아야겠다. 여름날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다가 어느 날 저녁 바람이 선선하게 느껴지면 입추를 느끼며 주변에 제비가 둥지를 틀러 온 곳은 없는지 살펴보고, 상점마다 하나둘 크리스마스 장식을 꺼내는 날에는 입동을 떠올리며 주변에 까치밥이 필요한 분들이 있지는 않는지 돌아보려고 한다.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이라는 시인 정현종의 시가 있다. 삶의 모든 순간을 우두커니 보내지 말고 매 순간을 열심히 사랑하라는 말이 마음에 들어 저장해두었던 시다.
올해 첫날 수평선에서 붉게 떠오르는 해를 보며 지난 날들을 뒤로 하고 다시 열심히 살아보겠다는 희망찬 다짐을 하였듯이, 보름마다 돌아오는 절기를 나만의 절기의식으로 시작하며 다가오는 모든 순간을 사랑하려고 한다. 올해는 왠지 특별한 한 해를 보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