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laraSue May 08. 2020

소소한 중독에서 벗어나기

나를 기분 더럽게 만드는 것들

이틀 연속 열정적으로 밤새가면서 게임을 하고 났더니 이제 시큰둥해졌다.

사실 다시 집중해서 하면 얼마든 할 수 있긴 하다.

한번 집중하면 눈을 떼지도 않고 일어나지도 않고 대여섯시간은 기본으로 할 수있다. 

그런걸 보면 내가 아직까지도 집중력이 있구나 싶다.


게임도 그렇고, (컴퓨터 게임이든 비디오 게임이든)

열심히 보는 드라마도 그렇고, 

또 한때 정신없이 빠져들었던 판타지 소설도 그렇고, 


즐길때 그 당시는 좋은데, 다 끝나고 덮고 나면 

공허함이 밀려온다. 

뭔가 가슴이 벅차오르는 뿌듯함이 아니라 내가 이렇게까지 했는데 남은건 아무것도 없다는 허무감만 든다.

계속 집중해서 움직이지도 않고 앉아 있으니까, 그리고 잠도 제대로 못자고 하니까 피곤하고,

몸도 그렇고 마음도 무척이나 다운된다. 


힐링이 되고 에너지가 충전되는게 아니라 

오히려 뒤돌아서면 현타(!)가 강하게 온다.

여전히 나는 현실에 살고 있다는 자각, 잠 하나도 못잤는데 출근해야 한다는 자각, 

몇시간, 몇십시간을 이렇게 흘려 보냈다는 자각! 그리고 나도 모르게 뒤따르는 자책감과 스스로가 한심한 마음.


이것이 중독의 싸이클이 아닌가.

중독이라는 건, 사람을 기분 안좋게 만드는 거니까. 

무기력하고, 자존감도 떨어져서 다시 현실을 부정하러 들어가는 거지. 

어린왕자가 술주정뱅이와 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왜 술을 마셔요? 부끄러우니까.  왜 부끄러운데요? 내가 술을 마시니까. 

어른들은 참 이상해 라고 했었는데 어린왕자의 마음이 아니라 술주정뱅이의 마음이 공감이 가버리게 된 나는

정말 어른이 되어 버린 걸까.




게임이든, 드라마든, 술을 잔뜩 마시든 나도 현실 도피를 위해 그것들을 시작한다. 

뭔가 스트레스를 받았고, 복잡하게 머리 쓰기 싫고, 그냥 아무 생각없이 재미있는 거나 몰두해서 보고 싶다, 그냥 생각없이 먹고 마시고 싶다! 

이런 마음으로 시작하는데 

사실 스트레스가 해소가 되는건 아니고 그냥 살짝 옆으로 미뤄두는 느낌이다. 그냥 잠깐 내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잊는거다. 그러니 다시 현실로 돌아왔을때 스트레스를 다시 마주하게 된다.



그럼 대신 나를 기분 좋게 만드는 건 뭘까, 생각했다. 

하고 나서 이렇게 찝찝하고, 기분 더럽고, 더 우울해지는 거 말고, 

하고 나서 오히려 내 기분을 나아지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 봤더니 나는 창조적인 일을 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또, 운동도 좋아한다.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무엇인가를 만들거나 작업을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산책을 나가거나 등산을 하고 오거나 테니스를 치거나 수영이나 요가를 하고 나도 기분이 좋아진다. 

춤추거나 노래하는 것도 좋고.


원래 모든 사람이 다 그런건가 ?

수동적인 행동이 아니라 능동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 사람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건가?

아니면 어떤 서람은 정말로 술을 진탕 마시거나 비디오 게임을 왕창 하고 드라마를 계속 보고 스트레스가 뻥 하고 풀리는 건가.

아니면 내가 그냥 너무 극단적으로 중독의 길에 들어섰다가 빠져 나오고 그러는 건가. 


어찌됐든, 이런 다운되는 기분을 정말 정말 느끼고 싶지 않다.

나를 좀 더 행복하게 만드는 일들을 해야겠다. 

그런 의미에서, 글을 좀 더 자주 쓰고 그림 그리는 연습이랑 우쿨렐레 연습해야지.

넷플릭스도, 유튜브도, 닌텐도도, 컴퓨터 게임도, 웹소설도 다 끊을 테다. 








매거진의 이전글 열정은 꾸준함을 이길 수 없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