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매력적인 포인트가 여러 가지 있다. 나긋나긋하고 유연한 몸, 길고 나풀거리는 수염, 도톰하고 말랑한 발, 촉촉하고 조그만 코, 유리알 같은 눈까지. 고양이는 이렇게 매력적인 생김새를 타고났지만 내가 가장 최고라고 꼽는 것은 단연코 고양이의 발이다. 찹쌀떡 같은 동글동글한 외관에 도톰하고 말랑말랑한 젤리가 있고, 특유의 발 냄새까지 더해져 고양이 발은 정말 사랑스러움 그 자체이다.
춘수의 발은 하얗고 동글동글하다. 앞발은 핑크색 곰돌이 젤리가 말랑말랑하다. 젤리에 코를 갖다 대고 맡아보면 고소한 냄새가 난다. 말랑 촉촉한 것이 찹쌀떡인가 싶어 입에 넣어보면 털이 한 움큼 입에 들어온다. 생각지 못한 털 맛(?)에 얼른 입에서 꺼내지만 그렇다고 이 사랑스러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고양이 발은 너무 사랑스럽다.
고양이 발 냄새를 맡아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그것은 아주 좋은 냄새라고 하기엔 애매하지만 특유의 꼬릿한 냄새가 나며 어디에서도 이런 냄새를 맡아볼 수 없다. 일본에는 이 고양이 발 냄새를 이용한 핸드크림도 있다고 한다. 부드럽고 말랑거리는 젤리에 더불어 고소한 고양이 발이 가져오는 행복은 아주 커다랗고 기쁜 것이 아닌 소소하고 고양이와 나만 즐길 수 있는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 흔히 말하는 소확행(小確幸,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게 이런 것일까.
물론 춘수는 고양이답게 내가 발을 만지작 거리는 것을 좋아하진 않는다. 발을 만지기가 무섭게 열심히 발바닥을 그루밍한다. 발 냄새를 맡겠다고 발바닥을 코에 갖다 대면 있는 힘껏 앞발 두 개로 내 얼굴을 밀어낸다. 고양이 입장에서 생각하기에도 이상한가 보다. 하긴 보통 사람들은 발 냄새가 너무 좋다며 얼굴을 들이밀며 킁킁거리진 않으니 말이다.
이상한 사람이라고 말해도 좋다. 고양이 발은 너무 매력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