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산책 프롤로그)
한 참 보스턴 글을 쓰는 도중에 프롤로그라니...
미국 하면 떠오르는 건 우리가 사용하는 애플, 아마존, 코카콜라와 같은 브랜드. 도시를 떠올린다면 뉴욕이나 LA 즘 될 것 같다. 소위 대도시라고 불리는 세계의 도시 말이다. 보스턴은 뉴욕의 변방 같은 느낌으로 전해지는 것 같다. 보통 여행책에서도 뉴욕의 일부로 소개되거나 뉴 잉글랜드 지역의 하나로 소개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인뿐 아니라 전 세계가 아는 대학, 하버드 (Harvard University)와 MIT는 알지만 하버드가 보스턴에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꽤 있었다. 보스턴은 한국인에게 알 듯 말 듯한 도시일까?
작년 4월에 대한항공은 인천에서 미국 보스턴으로 가는 항공기 편을 신규 취항을 했다. 사실 뉴욕이나 워싱턴 DC 에는 직항이 있는데 그동안 보스턴에 직항이 안 생겨서 의아스러웠다. 보스턴에 살고 있는 교민 수도 많고, 보스턴은 대학의 도시답게 보스턴에만 수백 개의 대학이 있어서 유학생도 많다. 그리고 예술과 스타트업의 도시이기도 하다. 작년에 신규 취항을 한다는 소식에 내심 환호성을 질렀다. 14시간이 걸리지만 나의 심리적 거리는 그 보다 훨씬 더 가까웠다.
누구에게나 나만의 도시가 있지 않을까? 보스턴이 내겐 그랬다. 어떤 이에겐 맨 처음 배낭여행 간 도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 도시, 자신의 인생을 확 바꾸어 놓은 도시 등.. 수많은 타이틀을 붙일 수 있다.
난 보스턴을 선택했고, 가족, 친구, 아는 사람이 없는 도시였던 보스턴. 20대 스스로 혼자의 힘으로 간 도시였다. 대여섯살즘 외할머니가 사주신 디즈니랜드에서 사다준 핑크색 미키마우스를 입었고,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어릴 적 내 친구가 되었으며, 굿모닝 팝스와 팝송으로 영어를 접하면서 미국은 내게 멀지 않은 나라라고 생각했다.
20대의 보스턴의 삶은 처음으로 내가 온몸으로 자유를 느끼게 해 준 도시였다. 나는 그런 미국 문화에 흠뻑 젖어들었으며 보스턴의 길을 수없이 많이 걸었다. 걸어서 갈 수 있는 찰스 강, 예술과 문학의 도시이며 빨간 벽돌의 집이 고풍스러웠고, 활기찬 캠퍼스의 정취를 느낄 수 있고, 아침 6시에도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도시. 나를 이해해주는 친구를 만나면서 보스턴은 나의 도시가 되어 갔다.
일과 여행 사이처럼, 보스턴에 작년에 다녀왔다. 40대의 보스턴은 20대의 미국의 생활을 추억하게 해 주었으며, 이번엔 조금 더 여행자의 느낌으로 보스턴을 걸을 수 있었다. 나의 도시였던 보스턴은 여전히 나와 감정을 교류하는 친구가 되어 있었다.
일상에서 전혀 새로울 것 없는 커피 마시는 행위조차도 여행지에선 낯설게 다가온다. 내가 갔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지나가는 사람을 바라보면서 노트를 펼치고 글을 쓰면서 나는 마음으로 보스턴을 느끼고 있었다. 새로운 것만을 보고 느끼려고 했던 서울에서의 삶이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져다주었다.
글을 쓰면서 왜 보스턴에 대한 글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 글로 적어보면서 여러분도 자신의 마음에 담아둔 나의 도시를 한 번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그리고 나의 도시 보스턴을 많은 사람과 함께 나누고 싶어서 글을 쓰게 된 이유도 있어요. 제가 쓰는 글에서 보스턴의 매력이 뿜어져나와야 할텐데 참 그것도 고민이네요. (๑˃̵ᴗ˂̵)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