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끄적임.
재활을 결심했지만, 상태가 빠르게 호전되지는 않았다. 최소한의 하루 계획을 세워났음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하루를 흘려보내거나, 하다 말곤 했다.
촘촘한 계획을 따라 달려가는 것은 답이 아니었다. 달리기도 벅차고 힘겨웠다.
그래서 나는 계획을 수정했다. 최대한 단순하게, 최대한 적게. 정말 우습게도 일어나기, 밥 먹기, 씻기 수준의 계획이 전부였다.
그리고 계획을 애매하게 해내기라도 하면, 무조건 뿌듯해하며 나 자신을 칭찬했다. 아침에 눈이라도 뜨고, 밥 한 숟갈이라도 먹으면 정말 성공적인 하루나 다름없었다.
이 전략은 나름 효과적이었다.
아마 남들이 보기엔 그저 4~5살의 하루처럼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나에겐 It girl의 하루나 다름없었다. 매일매일 단순한 루틴을 지켜나가다 보면 그 루틴이 몸에 익는다. 그러면 조금 더 섬세한 루틴을 추가로 끼워 넣는다. 그렇게 ‘정상인’의 하루로 거듭난다.
가끔이라도 나 자신을 너그럽게 감싸줄 시간이 필요하다. 몰아치면 일을 그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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