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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래식타임 Mar 21. 2022

Siri야, 오늘 날씨에 어울리는 클래식 음악 추천해줘

봄맞이 준비는 클래식 음악과 함께 : 봄 Playlist


지난 '클래식타임' 브런치 글에서 매회 특별한 날씨 부제와 함께 기상청의 이야기와 날씨를 주제로 하는 <기상청 사람들> 드라마에 신석호 주임이 즐겨듣는 클래식 음악을 소개해 보았다.


그런데 이 글을 쓰고, 기상청 사람들에 클래식 음악이 나오는 것을 보며 날씨를 제목으로 한 작품이나 작곡 계기/배경이 날씨 혹은 계절과 관련된 클래식 음악을 소개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서 제대로 준비해 본 “Siri야, 오늘 날씨에 어울리는 클래식 음악 추천해줘”


© 클래식타임


몇 개의 작품을 직접 골라 계절별로 날씨와 어울리는 클래식 음악을 추천하고자 하는데, 오늘은 그 중, 곧 다가올 따뜻한 봄을 맞이하며 들을 수 있는 봄을 주제로 한 곡을 클래식타임의 Siri가 소개하고자 한다.







 


© 클래식타임 / 클릭하시면 고화질로 보실 수 있습니다 :)





멘델스존, 무언가 중 ‘봄 노래’ (Mendelssohn : Songs without words , Op. 62 No. 6 Allegretto grazioso- ‘Spring Song’)



휴대폰 컬러링으로도 많이 들었을 이 곡은 낭만파의 대표 주자이자 유복한 삶을 살았던 멘델스존의  ‘무언가’ 중 봄의 노래이다.


'무언가'말(가사)이 없는 노래 ( Songs without words ) 라는 뜻으로, 가사 없이 피아노 한 대로 노래하는 독일 작곡가 멘델스존의 피아노 소곡집이다. 그 중, 봄의 새로운 생명력을 표현한 5권(op.62)의 6번곡 이 바로 ‘봄의 노래’인 것이다.


첫 음만 들어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 정도로 이 곡은 여러 매체에서 쓰이는 노래로 봄이 오면 꼭 들려오는 클래식 곡들 중 하나이다. 무엇보다 선율 자체만으로도 봄에 활짝 핀 아름다운 꽃과 푸르른 새싹이 돋아나는 황홀한 봄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모차르트, 봄의 동경 K.596 (Mozart : Sehnsucht nach dem Fruhling, K. 596)



모차르트가 죽던 해인 1791년 1월에 작곡한 가곡 ‘봄의 동경(Sehnsucht nach dem Fruhling)‘ K596은 2분도 채 안 되는 짦은 곡이지만, 짧은 봄 만큼이나 소중하게 다가오는 곡 중 하나이다.


클래식FM의 시그널로도 익숙한 이 곡은 독일의 시인 크리스티안 오버벡(Christian Overbeck)이 쓴 시에 선율이 붙여진 가곡이다. 단조로우면서도 사랑스러운 이 선율은 봄을 기다리는 가사를 맑은 느낌으로 그려내고 있다. 곡의 첫머리에 ‘즐겁게(Fröhlich)’라는 악상기호가 붙어있으며, F장조(바장조)의 부드러운 분위기에 생기를 더한 표현으로 가득하다.


’아름다운 5월아, 다시 돌아와 숲을 푸르게 해 주렴. 시냇가에 나가 작은 제비꽃 피는 걸 보게 해 주렴. 얼마나 산책을 나가고 싶었는지 모른다‘


영화 ‘아마데우스’ 에서 연기한 모차르트의 천진난만하고 순수한 표정


말년의 모차르트는 생활고에 허덕이고, 돈이 되는 일이라면 가리지 않고 작곡을 하는 비참한 상황이었다. 이 가곡은 어린이를 위한 잡지사의 청탁으로 작곡한 3곡의 가곡 가운데 하나이다. 힘든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모차르트의 어두운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이 선율은 모차르트 특유의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동요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다.





요한 슈트라우스 2세 ‘봄의 소리’ 왈츠 Johann Strauss Ⅱ, Waltz



왈츠의 황제로 불렸던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대표작인 ‘봄의 소리’는 매년 1월 1일에 열리는 빈 신년음악회의 단골 레퍼토리로, 슈트라우스가 빈의 명소프라노 비안키를 위해 쓴 연주용 아리아다. 후에 관현악으로 편곡돼 오늘날에는 오케스트라로 더 많이 연주된다.


이 곡 역시 생동감 넘치는 선율로 가득한 곡이다. 환희에 넘친 봄을 상기시키게 하는 경쾌하면서도 사랑스러운 곡으로, 따사로운 을 맞이해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대표작 중 하나이다.





차이코프스키 '호두까기 인형'모음곡 중 꽃의 왈츠   Tchaikovsky : Nutcracker Suite ‘Valse des fleurs’)



호두까기 인형 모음곡 중 3악장 <꽃의 왈츠>는 별사탕 요정의 시녀 스물네 명이 추는 군무 장면, 서주를 지닌 확장된 왈츠, 서주에 이어 하프의 카덴차풍 경과구를 지나 호른이 기품 있고 우아한 주제를 연주한다.


곡의 앞 부분에서 하프라는 악기의 소리를 온전히 들을 수 있는데, 이때 하프의 선율은 마치 봄에 날갯짓 하는 나비가 연상되는 듯하며 쿵짝짝 쿵짝짝 하는 리듬이 계속적으로 깔리는 것을 들을 수 있다.


이후에도 클라리넷, 플루트 등이 가세해 성대하고 화려하게 클라이맥스를 구축한 다음 그대로 마무리한다. ‘북방의 왈츠 왕’이라 불리는 차이콥스키의 왈츠 가운데서도 손꼽을 만한 걸작이다.


* 하프의 저 빨간줄은 뭐지?

하프는 총 47개의 줄로 이루어진 악기.

이 많은 줄에서 보다 연주하기 쉽게 하기 위해선 색을 달리하여 구분을 해주어야 하기 때문에

'도' 소리를 내는 줄에는 각각 빨간색으로 되어있다. (같은 '도'여도 줄의 길이에 따라 음의 높낮이 달라짐)





슈만 연가곡 ‘시인의 사랑’ - 아름다운 오월에 Schumann : Dichterliebe op.48 - Im wunderschönen Monat Mai


‘아름다운 5월에’로 시작되는 슈만의 연가곡 ‘시인의 사랑’은 가사 자체로도 봄날을 상징하는 곡이다.

(00:00 I - Im wunderschönen Monat Mai (눈부시게 아름다운 달 오월에)


슈만의 ‘시인의 사랑’(1840)은 하이네의 시 16편을 엮어 연가곡 ‘시인의 사랑’을 썼으며그 중 첫 곡이 '아름다운 오월에' 이다.


첫 곡의 가사를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너무도 아름다운 오월에 / 모든 꽃봉오리 터질 때 / 나의 마음 속에도 / 사랑이 싹텄네.

너무도 아름다운 오월에 / 모든 새들 노래할 때 / 나 그녀에게 고백했네. / 내 그리움과 갈망을.


하나의 시를 엮어서인지 가사 자체가 시집같은 이 곡은 처음의 설렘이 가득한 봄을 연상케 한다.


로버트 슈만, 시인의 사랑 1번 ‘너무나 아름다운 오월에’ 스케치


더욱이나 이 곡은 작곡 비하인드를 잠깐이라도 알고나서 음악을 듣는 것을 추천한다. 서양 클래식 음악사에도 봄이 생각나는 꽁냥꽁냥 달달한 커플이 있었는데 바로 슈만과 클라라 였다. 슈만은 이 곡을 사랑하는 클라라를 생각하면서 작곡했다. 주변의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스승의 딸 클라라(1819~1896)와 뜨거운 사랑을 키워 나가던 시기 작곡한 연가곡으로 서정적인 멜로디에 극적인 묘사와 사랑의 복잡한 감정이 더해져 슈만의 감정이 고스란히 투영되어있는 명곡이다.





슈만 교향곡 제1번 '봄'  Schumann : Symphonie No.1 in B flat major Op.38 "Spring"


봄을 알리는 듯한 트럼펫과 호른의 화려한 '팡파르'로 시작하는 이 곡은 당시 슈만의 감정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온통 진한 행복감과 짙은 생동감에 도취해 있다.


위에서 슈만의 비하인드에서 볼 수 있듯이, 슈만은 사랑했던 클라라와 결혼한 후 1년 만인 1841년 신혼의 단 꿈에 젖어 있을 때 이 곡을 완성했다. 그래서인지 슈만은 단 나흘만에 [교향곡 1번]의 전체 스케치를 끝냈고, 왕성한 창작력과 함께 경이로운 속도로 작품을 완성했다. 곡 전체에 낭만적이고 서정적인 찬송가풍의 가락과 환희, 희망이 반짝거린다.


봄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교향곡 1번]은 생동하는 자연의 모습과 만개하는 예술가의 창작력 모두를 뜻하고 있다.


슈만은 애초 네 개의 악장에 각각 '봄의 시작' '저녁' 즐거운 놀이' '만개'라는 소제목을 달았다가, 악보를 출판할 때 제목을 모두 삭제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슈만은 이 곡이 시인 아돌프 뵈트거의 시 가운데 한 구절인 "바꾸어라, 당신의 모든 것을. 봄이 가까이 왔다." 에 영향을 받았다고 스스로 밝혔다. 그리고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곡을 연주할 때 봄에 대한 열망을 오케스트라에 조금이라도 불어넣어 주면 좋겠다." "봄과 관련된 모든 것이 삶 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여주었으면 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 교향곡을 썼을 때, 나의 머리에는 봄의 동경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이것을 당신의 관현악으로 나타내 주시기 바랍니다. 맨 처음의 트럼펫은 마치 하늘에서 봄의 방문을 재촉하는 호소처럼 울리도록 해 주십시오. 다음 서주부의 나머지에서는 주위가 모두 푸르러지기 시작하고, 나비가 날아 모든 것이 봄다워집니다. 그리고 끝 악장은 봄의 작별을 암시한 것입니다.”


요컨대 슈만의 봄은 단지 4계절의 시작이 아니라, '새로움'을 상징하는 모든 것이었다.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제5번 '봄’  Beethoven: Violin Sonata No. 5 in F Major, Op. 24 ‘Spring’  1. Allegro



베토벤이 남긴 바이올린 소나타 중 대중적인 선호도가 가장 높은 5번은 베토벤이 30세에 작곡한 곡으로 밝고 유려한 바이올린 선율로 시작된다. 봄 내음을 물씬 풍기며 희망적이고, 밝고, 행복한 느낌을 준다 하여 후세에 “봄”이라고 이름 붙여졌다.


베토벤은 “지금 나의 정신은 오로지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서만 평온을 느낄 수 있다” 라는 글을 남길 정도로 자연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갖고 있었다.


이 곡의 전원적 이고 낭만적인 분위기는 본래 베토벤 음악의 특징인 매우 감정적이고 다이나믹한 긴박감과는 대조적이다. 따라서 이 곡은 베토벤의 심리 상태를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작품으로 꼽힌다.


물론, 베토벤이 '봄'이라는 제목을 직접 붙이지는 않았다고 알려졌지만,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주고받는 1악장의 첫 번째 주제를 듣고 있으면 그 따스한 분위기에 저절로 봄을 연상하게 된다.






번외)


덧붙여, 오늘 네이버 첫 화면에서도 봄꽃 개화시기를 확인할 수 있는 배너가 올라왔다. 벚꽃은 벌써 일주일만 있으면 개화예정(서울 기준)이라니, 정말 봄이 얼마 안 남은 듯하다.


왼) 인상파 화가 모네의 초기작 <생 타드레스의 테라스>  오) 정원에서의 모네 가족  <The Monet Family in Their Garden>


봄 향기 가득한 명화 모네의 작품  <생 타드레스의 테라스>와 <정원에서의 모네 가족>에서도  설렘 가득한 봄이 느껴지곤 하는데 이 그림들과 함께 오늘 소개한 봄 classic music Playlist 음악을 감상해 보는 것을 강추한다 :)












음악 전공의 길에서 콘텐츠와 미디어, IT를 결합하여
음악으로 세상을 이롭게 만들 미래를 그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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