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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로드 May 09. 2023

기억하고 있습니다

클로드 자작시

기억하고 있습니다


- 클로드-


나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고3 아침 뜨끈한 감자국과 

고기를 구워 내주시던 당신을

주말마다 학교에 태워다 주시던 당신을

밤에 허기질까 아빠표 우동을 끓여주시던 당신을


열이 나는 이마에 물수건을 갈아주시던 당신의 손을

잠이 든 줄 알고 머리를 쓸어주시던 당신의 손길을


나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출산의 진통 중 내 앞에서 기도하던 당신을

손녀딸을 조심스레 안아 올리던 당신을

밤새 우는 아기를 어쩔 줄 몰라 하던 때 

웃으며 손녀딸을 어르던 당신을


나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더 주지 못해 아쉬워하던 

당신의 눈빛과 소리 없는 한숨을


말하지 못했지만 전하고 싶었습니다.

당신의 사랑을 기억하고 있다고

지금은 그 사랑을 온전히 알기엔 

제 그릇이 작지만

오래도록 알아가겠노라고


기억하고 있고

기억할 것입니다.

당신은 이미 제게 넘치도록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엄마, 아빠



#자작시 #시 #어버이날 #부모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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