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옆집

여행 중 우울이 킥인할 때

by 클로드


여행은 여러모로 인생에 도움이 되는데, 여행이 성공적으로 예상한대로 밝게 흘러갈 때보다 그 반대의 경우가 그렇다. 평상시에 기분이 안 좋아진다면 주로 우리는 그저 지나가기를 바라거나 그런 상태를 비관하겠지만, 여행이라면 다르다. 어떤 무기력한 사람도 한 탕 뽑고 싶게 만드는 여행은, 우리가 어떻게든 다시 '여행할 기분'이 되길 바란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어떻게 우리를 즐겁게 만들 것인지 고민한다. 발견하고.



Happiness Notes

런던에서의 낯선 11일을 경험하고 부푼 꿈과 지친 몸을 안고 도착한 스페인은 충격적이었다! 또다시 밤에 도착한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이번에는 완연한 '바르셀로나'만의 느낌을 가지고 있었고 나도 허세는 빠져있었다. 런던보다 조심해야한다는 치안 인터넷 수치에 택시를 타고 조심조심 들어간 에어비앤비는 유럽식 엘레베이터가 있는 큰 빌라? 아파트? 건물이었다. 나는 그것 자체에 매료되었고 집 안은 정말 유럽사람이 살 것 같아~로 꾸며져 있었다.

그런데 이게 뭐야, 내 방은 왜 이래?

방 한 쪽면이.... 이쯤되면 에어비앤비에게 고소를 당할 것 같은 비위생적인 설명은 생략하고,

바닷가에서 주워온 듯한 작은 조개장식들만이 나를 조롱했다.


다음날 꼭두새벽 나는 방을 옮겼고 운 좋게 넓은 호텔방을 구했다. 마치 가우디의 도시라는 듯 오각형 육각형으로 창문이 튀어나온 디자인이 특이한 곳. 에어비앤비를 전전하던 것도, 바르셀로나의 치안을 걱정하며 오돌돌거리던 것도, 혼자 스몰톡을 시도하던 것들도 다 나를 이 포근한 호텔 침대에 쓰러지게 만들었다.


나는 먹으라는 빠에야나 하몽 이런 건 안 먹고 당시 한국에서는 듣도보도 못한, 심지어 나는 스페인 브랜드인줄 알았던 오크베리에서 아사이볼을 포장했다. 이른 저녁 전 afternoon에 아직 햇살이 남아있는 하얀 침대보로 돌아와 유튜브를 보며 아사이볼을 먹었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거리에 노란불이 켜지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고흐의 카페 시간이 온다. 고흐 그림처럼 하늘을 파랗고 거리는 노오란, 아주 잠깐의 대비. 그 잠깐의 시간엔 내 옆 집에서 항상 어떤 소년이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었다. 열심히는 아니고 자주 앞뒤로 건들거리면서 지루한 티를 팍팍 내면서 말이다. 그럼 나도 거기에 위로 받아 외롭고 힘든 티를 팍팍 내며 또 다시 햇살을 받으러 내일 스페인의 거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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