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하게도 심심하지 않은 스위스
스위스여행엔 기차 2시간이 필수이다. 기차 2시간엔 책이 필수이다.
당시 읽던 피터린치의 주식 바이블. 재밌는 책은 아니지만 되돌아보면 간단한 논리 여러 개를 여러 번 강조해 그 늪에서 얼떨결에 잘 탐험하고 있던 것 같다.
달력에서만 보던 라우터브루넨 경치를 감상하기 위해 갔는데 막상 마음을 빼앗긴 것은 이것. 흐릿한 날씨 앞으로 쨍한 동심이 시선을 집중시킨다. 엄청난 대자연 앞에서도 동심이 우선한다.
유럽의 지붕으로 마케팅되어있는 융프라우로 올라가는 길. 꼭 가장 높은 곳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상상하는 스위스 설산의 절경을 가장 잘 담았다. 세로폭의 계절변화는 이런 곳에서만 볼 수가 있다. 반대로, 가장 아랫쪽은 동화 속 황량한 블루베리 따러가는 길 같지만 가장 위쪽은 날씨가 화창한 겨울이다.
아름다운 자신의 상이 아니라 매혹적인 물만으로도 인어공주를 빠뜨렸을 것만 같은 호수. 실제로 녹슨 인어공주 상이 바닥에 가라앉아 있다. 날파리떼가 만연하는 나무통의자에서의 휴식은 덤.
숙소의 뷰. 요양원과 합쳐져 있는 인터라켄의 호텔이었는데,
24도 온도제한에 호텔 전체에서 유일하게 춥다는 내게 생리통을 위한 따뜻한 물통을 준 간호사. 그리고 요양을 위해? 로비에 있던 토끼. 비싼 물가에서 날 살려준 배 터질 것 같던 스위스 조식. 프로그램이라던 정원가꾸는 사람들.
정말 재밌는 이야기가 있다. 겨우 무서움을 어필해 운 좋게 구식 썰매를 획득했다. (덜 미끄러지는). 그래놓고 커브길에서 산 아래로 굴러 떨어질까 봐 썰매를 두고 탈출했다. 불쌍한 썰매는 혼자 설산 아래 덩그러니, 눈에 파묻혀. 어떤 착한 행인에게 구출된다. 나는 이 이야기를 참 자랑스러워한다.
별개로 두발하산 하면서 만난 친구가 나도 모르는 아이돌을 안다고 했다.
유럽여행 최고의 기억이라 할 수 있는 워터파크식 떼르메. 비탈길을 버스 하나 타고 위험하게 올라가 산들과 협곡 사이로 따뜻한 물 밑에서 음료를 마신다. 완성할 수 있는 최고의 문장. 어린이용 슬라이드도 재밌어서 몇 번을 탔는줄 모른다.
이제, 파리로. 유럽 기차를 타고.
lays 한 백과 아이패드를 펼치고.
스위스에서의 귀갓길 사진을 편집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