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초중고등학교 다녔을 때 쉬는 시간에는 무엇을 했을까요? 가장 많이 생각나는 것이 반 친구들과 수다를 떨거나 고등학교 쉬는 시간에는 엎드려 밀린 잠을 자거나, 도시락을 한 2교시쯤 끝나고 미리 먹었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우리 세대에서 쉬는 시간이란 진정으로 쉬어가는 시간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쉬는 시간은 단 10분... 그 10분이 정말 아쉽고도 짧은 하지만, 정말로 기다려지는 시간이었던 것입니다.
아이들이 캐나다에서 엘리멘트리를 처음 다녀오고 나서 한 달 정도 살펴보니, 이곳에서는 recess 시간이라고 하여 하루 일과 중 오전 30분, 점심시간(lunchtime) 후 30분 정도 쉬는 시간이 주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말로는 recess 시간에 교실에서 노는 것이 아니라, 모든 학생이 운동장으로 나가야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신기한 것은 비나 오나 눈이 오나, 날씨나 일정에 상관없이 쉬는(recess) 시간에는 모든 학생이 운동장에서 나가서 놀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교실은 아이들이 나가고 나면 문이 닫혔고(자동으로 잠기는 시스템), 전교생이 운동장에서 놀이기구를 타거나, 태그놀이를 하거나 하며 친구들과 같이 꼭 놀아야만 합니다. middle, high school도 다르지 않습니다. 철저히 규칙에 따라야 합니다.
학기 초는 꽤 날씨도 좋고 괜찮았지만, 밴쿠버는 겨울이 되면서 비가 거의 매일 왔고, 그래도 무조건 밖으로 나가서 놀아야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앨버타주는 어떤가요? 겨울에 영하 20도로 내려가도 recess time은 무조건 바깥에 나가서 놀아야 합니다. 캐나다의 다른 주들도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들이 쉬는 시간에 바깥활동을 하고, 친구와 뛰어노는 것을 장려합니다.
놀란 사실은 앨버타의 겨울은 간혹 영하 20~30 이하로 떨어지지만 그래도 recess 시간에는 어김없이 밖으로 나가서 놀아야만 한다는 점입니다. 사실 학부모로서 처음에는 맘이 좀 안 좋았습니다. '이렇게 날씨가 굳은 데... 추운 데... 괜찮을까?' 하지만 몇 번의 겨울을 지내면서 아이들이 춥다고 실내에서만 지내는 것보다 추운 날씨에도 야외활동을 하는 것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아주 추운 겨울에도 운동장으로 나가기 위해서 아이들은 스키바지와 두꺼운 점퍼, 모자, 장갑, 방한부츠 등을 착용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아이들이 커가면서 나는 새로운 관점으로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바깥공기는 아주 중요한 그야말로 recess 가 된다는 점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날씨를 극복해 가면서 추위와 대결해 가면서 아이들이 강해지고 있었습니다. 초창기에는 조금만 추워도 못 참고 벌벌 떨던 아이들이 점차 용감해지고 있는 게 아닌가요? "이 정도로는 끄떡없어요. 조금 뛰어놀다 보면 하나도 안 추워요." "어떤 친구들은 한겨울에도 반 소매 티만 입고 나가기도 해요."
글을 쓰다 보니 오히려 제 아이들이 부러워지고 있네요. 사실 부러우면 지는 건데요!
어른이 되고 보니, 매일 운동을 하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저도 다시 학교로, 아니 recess 시간으로 되돌아가서 친구들과 뛰어놀고 싶어 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