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받는다는 건

20170808

by 도대영

이틀간 부모님이 다녀 가셨다. 이사 온 집에 들르신다는 의미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손녀가 보고 싶으셨을 게다. 지난 7월 말에 내려가려다 폭염 때문에 포기해야 했기에 그 마음이 더 크시지 않았을까 싶다.

아무래도 부모님은 지연이를 자주 보지 못한다. 안해가 부지런히 페이스톡도 시켜 드리고 사진도 전하지만 곁에 두고 자주 보고 싶은 마음에 댈 바가 못 되리라 생각한다. 이는 어느 누구의 탓도 아니다. 그렇기에 옳지 않거나 나쁜 것도 아니다. 다만 상황이 그러할 뿐이다. 그래서 잠깐 씩 볼 때 손녀와 더 많은 추억을 만들고 싶어 하신다.

그전까지는 지연이가 아직 많이 어려서 낯가림이 심했다. 품에 한 번 안아보기 위해 할아버지, 할머니는 애가 닳았고 엄마 아빠는 초조했지만 어린 지연이에게 그걸 읽을 정도의 이해력은 없었다. 겨우 안길만 하면 헤어지고는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지연이가 어느새 부쩍 커버린 것이다. 잠시 낯을 가리더니 이내 ‘하부지', ‘하무니'하며 다가갔다. 책을 읽어달라 졸랐으며 같이 놀자고 장난감을 건넸다. 하부지, 하무니를 부르며 안길 때 부모님의 표정을 잊을 수 없다. ‘조건 없는 사랑', ‘무조건 적인 행복' 그 자체였다. 행동과 의사표현이 자유로워진 손녀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많은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인천이라는 특색 없는 도시에서, 어쩌면 그저 그럴 수 있었을 시간도 두 분에게는 소중함 그 자체였다. 헤어질 때 기차역으로 들어가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기웃거리더니 엄마의 손을 잡고 따라 들어가 다시 안기던 손녀. 그 사랑과 애틋함이 너무나 고마웠다.

장모님께서 가끔 말씀하신다. 부모는 힘들어서 아이를 비껴 보지만 조부모는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본다고. 진정 예뻐하고 위하는 걸 알기에 아이들이 할아버지, 할머니를 그렇게 좋아하는 거라고. 전자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지만 문맥상 인정하는 내용이다. 유명한 ‘카우아이 섬의 종단 연구' 결과에도 나오 듯 인간은 환경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하고 이해해주는 사람이 곁에 있으면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다. 그리고 대다수는 그 사람이 조부모다. 생각해보면 나도 조부모로부터 무조건적인 지지와 사랑을 받고 자랐다.(그래서 훌륭하게 성장했다고 자만하는 건 아니지만) 우리 또지에게 이런 멋진 조부모, 외조부모, 그리고 더 많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사랑이 있다는 게 참 다행스럽다.

우리 딸이 자라면 그런 걸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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