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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자가 끝나고, 게임을? *

by clavecin

* 야자가 끝나고, 게임을? (2025.01.18.(토)) *


- 야자가 끝나고, 게임을?


아이들에게 물었다.


- 매일 반복하는 것이 있다면 적어 보세요.


아이들은 이야기했다.


- 매일 밥을 먹어요.

- 매일 잠을 자는데요.


생각지도 않게 쏟아지는 이런 어이없는 이야기들에 다시 주문했다.


- 누구나 매일 하는 것들 말고, 본인이 매일 하는 특별한 것들을 이야기해 보세요.


장난스럽게 이야기하던 아이들은 다시 이런 이야기들을 했다.


- 매일 책을 읽습니다.

- 매일 공부를 합니다.

- 와아~


이런 이야기에 ‘와아~’하며 반응하는 아이들에게 인내심을 가지고 다시 이야기했다. 역시 아이들은 정확하게 말해 주어야 한다.


- 공부하는 것 말고 좀 다른 것들!


그랬더니 이런 이야기를 한다.


- 매일 회개 기도를 합니다.

- 매일 QT(경건의 시간)를 해요.


기운이 빠지려고 할 때쯤 이런 이야기를 하는 녀석들이 있었다.


- 저는 매일 목욕을 해요.

- 매일 10분 동안 묵상을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녀석들도 있었다.


- 매일 야간 자기주도학습(일명 야자)이 끝나고 아이들과 온라인 게임을 합니다.


놀라서 질문했다.


- 야자가 끝나고, 게임을?

- 네!

- 얼마나?

- 1시간~2시간 정도

- 그렇게나 오래??

- 네!

- 그걸 매일 한다고요?

- 네! 그런데 이제는 줄여 보려고요.

- 얼마나?

- 한 30분~1시간 30분 정도?

- 그렇게나 길게??


고등학교 3학년 수학능력시험 전날까지 오전 7시 20분에 등교하고 오후 10시까지 야간 자기주도학습을 한 뒤 하교하던 일상, 즉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일을 하는 규칙적인 학교생활을 하던 아이들이 수학능력시험이 끝난 바로 그다음 날부터 완벽하게 무너진 일상을 보내는 것을 보고 놀랐던 기억이 난다. 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바로 다음 날부터 지각을 하던 아이들을 보면서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 3년 동안 익혔던 습관이 하루 사이에 저렇게 쉽게 무너질 수 있는 건가?


습관은 불편한 것을 편해질 때까지 꾸준히 반복하는 일이라고 한다. 그래서 습관을 만들고 싶다면, 불편한 일을 찾아서 반복하라는 것이다. 부자들이 매일 반복하는 습관 4가지가 있다고 한다.


- 하루 30분 규칙적인 운동하기

- 하루 5분 매일 아침 명상하기

- 생각하는 시간 갖기

- 정리하고 기록하는 시간 갖기


저렇게 한다고 모두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부자들은 왠지 저런 습관이 있을 것 같기는 하다. 책 ‘원 씽(The One Thing)’에서는 이런 부분도 나온다.


- 사람은 자신의 미래를 결정짓지 못한다. 대신 습관을 만들면 그 습관이 미래를 대신 정해 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탁월함은 행위가 아니고 습관이다.’라고 말했다. 또 이런 글이 있다.


- 뛰어남은 훈련과 반복을 통해 얻어지는 예술이다. 사람들은 반복해서 향하는 것의 결정체다. 따라서 뛰어남은 습관이다.


런던대학교의 실험에 의하면, 어떤 행동이 아무 생각 없이 자동으로 나와서 습관으로 정착되기까지 평균 66일이 걸린다고 한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데는 많은 노력이 들어가지만, 일단 습관이 되면 최소한의 노력으로 똑같은 일을 할 수 있는데, 66일 동안 그 일을 반복하면 습관으로 정착된다는 것이다. 약 2달 정도의 시간.

글로 읽기에는 무언가 쉬워 보이지만, 현실에 적용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우리는 알고 있다. 주 5일, 매일 오전 5시경부터 매일 밤 12시경까지 거의 비슷한 일과를 보내고, 주말 또한 비슷한 일들로 채워져 있는 나의 일상이 이 며칠의 방학 동안 얼마나 쉽게 달라졌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그토록 기다리던 방학이 오기 전 (원대한) 방학 계획을 세웠었다. 원래의 (원대했던) 계획은 매일 새벽기도 하러 가기,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기, 매일 운동하기, 매일 독서하기 등 ‘매일’의 계획이 있었다. 하지만, 방학이 시작되고 10일이 지난 지금, 역시나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일단 일어나는 시간부터 지켜지지 않았으니 그 이후의 것들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나마 지키고 있는 것이라면, 글쓰기 정도.


- 성공이란, 매일 반복하는 작은 노력들의 합이다.


이 글을 읽었을 때 마음에 확 박혀서 1학년 아이들에게 말해 주고 물었다.


- 어떤 문구가 마음에 와닿나요??


아이들은 말했다.


- 매일!

- 반복!

- 작은!

- 노력!


그 어느 것 하나도 놓칠 수 없는 단어들이었다.


- 매일 반복하는 작은 노력!


신기한 것은, ‘성공’이라든지, ‘합’이라고 말하던 녀석들은 없었다는 것.


- 성공이란, 매일 반복하는 작은 노력들의 합이다.


아직 남아 있는 겨울방학 동안, 무언가를 매일 반복해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해 본다. 아직 늦지 않았기를 바라면서. 매일 작은 것들을 반복하자. 그래서 성공하면 좋고, 굳이 성공이 아니어도 상관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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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12.19.(목)) 30기 아이들과 함께했던 뮤직풀(Music-ful) 중 한 장면.


매일 반복하는 작은 노력들로 이루어진 성공 중 하나.


그 바쁜 시간을 쪼개서 이루어내었던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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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야자가 끝나고.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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