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단은, 꿈꾸어 보자 *

by clavecin

* 일단은, 꿈꾸어 보자 (2026.01.03.(토)) *


- 일단은, 꿈꾸어 보자.


방학하고 어느새 3주가 지났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지? 매일의 반복되는 출퇴근이 잠깐, 아주 잠깐 멈추었을 뿐이고 나는 잠시 눈을 감았다가 떴을 뿐인데, 휘리릭 21일이 지나가 버린 것이다. 방학하기 전 아이들에게 말했었다.


- 방학이 순식간에 지나가는 것, 알죠?

- 방학 때 대단한 걸 하지 못하는 것, 경험했죠?

- 그러니, 너무 큰 계획은 잡지 마세요.


아이들에게 방학 때 무엇을 할 것인지 물어보았을 때, 대부분의 아이는 학원에 다니며 공부하겠다고 했고, 더러는 새벽부터 밤까지 꼼짝없이 공부하는 윈*스쿨에 다닌다고 했다. 즉, 공부로 방학을 불태우겠다고 했는데, 진짜로 그렇게들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이들은 좀 더 ‘빡세게’ 보내기를 바라지만, 나는 그와 반대로 좀 여유 있게 보내려고 생각했다. 집과 학교와 교회만을 오가면서 그 외 아무것도 돌아보지 못하는 생활을 쉬지 않고 1년 동안 했기 때문이다. 일단 나를 돌아보고 가족을 돌아보고 내 생활을 돌아보려고 했으며, 나의 현재를 살펴보면서 나의 과거를 기억해 보고 나의 미래를 좀 더 꼼꼼히 꿈꿔 보려고 계획하기도 했다.

방학 후 3주 동안 내가 했던 일은 크게 3가지 정도다. 글쓰기, 병원 가기, 그리고 피아노를 치고 피아노를 치며 피아노를 또 치는 것이다. 글쓰기는 평소에 늘 하는 일이니 별반 다를 게 없지만, 오늘처럼 늘 허둥대며 겨우겨우 글 한 토막을 작성하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병원이라는 말에는 놀라는 사람이 있을 수 있겠지만, 다행스럽게도 일상적인 병원 나들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형외과인데, 양쪽 새끼손가락이 아픈데도 가지 못했던 병원을 이제야 가게 되었다. 원인은, 새끼손가락을 너무 많이 사용했다는, 즉, 피아노를 너무 많이 쳤기 때문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한다. 일주일에 고작 1시간 30분 정도 치는 피아노 때문에 새끼손가락이 이렇게 아프다면, 피아노를 업으로 삼는 피아니스트들은 어떻게 된다는 걸까? 질문하니, 그들도 역시 나처럼 아프다고 한다. 아! 어떻게 하지! 다시 물어보았다.

- 제가 피아노를 안 칠 수는 없는데요.

- 그럼 그렇게 아픈 채로 살아야죠.

- 아!


피아노를 치지 말아야 손가락이 안 아프다는데, 피아노를 안 칠 수 없으니 그냥 아픈 채로 살아야 한다니! 몇 년 전에도 오른쪽 손목이 너무도 아파서 압박붕대를 감고 오랜 시간 다녔던 적이 있는데 그때 이런 심정이었다.


- 피아노 치다가 손목이 꺾어지리라!


하하하! 이렇게 말하니, 정말 내가 피아노를 엄청나게 잘 치고 오래 치는 사람으로 착각할 수도 있겠다. 사실은 전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말해 놓는다. 그때 오른손 손목이 아팠지만, 오히려 더 강하게 피아노 건반을 두드렸었고, 그러다 보니 어느새 말끔히 나았던 것이다. 여하튼, 지금도 이런 심정이다.


- 새끼손가락 끝이 아프고 휘어지더라도,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리라!


얼마 전의 글에도 성가곡 피아노 반주곡 연습 때문에 토요일 밤에 학교에서 연습했던 일을 언급했던 적이 있는데, 2025년 9월부터 교회 행사가 많아서 연습해야 하는 곡들이 많았다. 점점 노쇠해지고 움직임이 무뎌져 가는 손가락을 이끌어 연습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중요한 것은 피아노 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12월 성탄절 칸타타 곡 때문에 방학 동안 매일 피아노 연습만 한 기억밖에 없다. 칸타타에 이어 1월 송구영신 예배까지 끝마치고 나니 이제야 한숨을 돌리게 된다.

이번 주에서야 겨우 시간을 내어 A 몰과 B 타워를 다녀왔는데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룬 모습에 깜짝 놀랐다. 두 곳 모두, 주차할 공간이 없어서 맨 아래층까지 내려가서 몇 번을 돌은 다음 빈자리 하나를 찾아 겨우 주차했다. 그 넓은 주차장에 빽빽하게 주차된 차들뿐만 아니라 지상에 넘치는 사람들로 또 한 번 놀랐다. 이런 이야기들을 했다.


- 우리만 빼고 모든 사람이 놀고 있는 것 같아.


물론, 우리도 놀고(쉬고) 있는 사람들이었지만 말이다. 더 놀라운 점은 당연히 우리나라 사람일 거로 생각하고 사진을 찍어 달라고 부탁했는데, 알고 보니 모두 외국인, 그것도 아시아계였다는 사실이었다. 아, 그러고 보니 말을 바꿔야겠다.


- 우리만 빼고 모든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놀러 온 것 같아.


하루하루 여유가 있게 보냈던 3주가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할까. 바쁘고 정신없이 보낸 하루하루여서 더 좋았다. 이런 글을 읽었다.


- 생각이 많아질 때는 방 청소를 해라

- 쉽게 피로할 때는 운동을 해라

- 삶이 지루할 때는 비행기를 타라

- 진짜 변화하고 싶을 때는 아침 일찍 일어나라

- 삶을 포기하고 싶을 때는 새벽 시장을 가라


눈여겨보게 되는 포인트들이 있는데, 이 글을 요약하면, ‘바쁘게 살아라.’ 또는 ‘움직여라.’가 아닐까 한다. 바쁘게 움직이며 산다면,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될 테니까. 바쁘지 않기 때문에, 또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하지 않아도 되는 생각이나 일을 하게 되는 거니까.

우리에게 또 한 번 주어진 거대한 숫자, 2026년이 시작되었다.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기대를 해도 할까. 설레는 마음을 가져도 될까. 꿈을 꾸어도 될까.


*****************************


*** 멋지게 반짝일 듯한 2026년을 꿈꾸게 해 주는 A 몰의 *마당 도서관.


늘 꿈꾸며 기도하는 것은, 가르치는 것과 글을 쓰는 것과 피아노 치는 것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 그리고 건강하기.


일단은, 꿈꾸어 보자.

45. 일단은.jpg

#꿈 #새해 #2026년 #방학 #피아노 #설렘 #기대 #코엑스 #별마당_도서관 #롯데월드타워

keyword
작가의 이전글* 인간다워질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