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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멩이

by 도치의우당탕

정적이 어울릴 줄 알았는데

잘 보니 다양한 모양새로 가득했다.

너는 이 모양 너는 저 모양

내가 원한 것도 아니었는데

원망이라도 실컷 해버리라지

그래도 덩그러니 그 자리

각자 제 모습대로 살아간다.


탓하기만 했지

돌멩이는 침묵으로

멈춰있는걸

누가 움직이기라도 바랐을까

크기만 컸는데

다들 뒤만 바라본다.

심술이 나서 발로 툭툭

엉덩이가 무거워 그 자리

심술이 나서 고자리


저기 건너 모난돌은 미워서

여기 물기 젖은 이끼 깔린 돌은

생각이 많아서

어릴 적 자랑하려고

꼭꼭 뒷손에 숨겨둔 돌은

어디 갔는지 그마저

힘이 풀리고

널린 게 돌이지

샘이나 흥얼거리다.

행여 누가 주워갈까

아니지

나밖에 없는데


열심히 돌을 던지다.

까맣게 번진 손

그 자리 털썩 주저앉고

먼 하늘만 덩그러니


노을빛 예쁘다.

조막만 한 손 어제 같았는데

괜히 손을 동그라니 모아

눈에 갖다 된다.


누가 가져갔는지

작고 예쁜 돌은 없고

뒤엔 어찌할 바 모르는 큰 돌만

남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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