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도 성숙 해질 수 있을까요
어떤 날은 제 풀에 지쳐 무슨 내용을 쓰든
정리가 안 되는 날이 있고
철없는 글이 써지기도 합니다.
나를 마주 보고 담아야 하니
글을 쓰다 머뭇거려지기도 하죠
글이 가는 데로 따라가다 보면
그 끝에 무엇이 있을까요?
하얀 노트를 보면 조각상을 보는 것 같습니다.
수많은 모습들이 보이지만
그걸 원하는 대로 깎아낼 수 없고
모습을 찾아가다 마주하면 생각 외로
실망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러다 보면 겁을 내고 있는
나 자신을 마주합니다
그 안에 나는 솔직하지 못하니까요
그럼에도 글 쓰는 걸
멈춰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데리고 와야죠
나 자신이 부족하고 엉망이어도
모른 척 손잡고 데려올 생각입니다.
날씨가 풀렸습니다.
사무실에는 더워진 날씨에
에어컨을 켜서 웅웅 거리는
작동소리가 울리고
창문 밖에서는
사회의 활발한 움직임으로 가득합니다.
순위를 다투듯 경적소리도
가끔 울리곤 합니다.
어제 술자리에선
제가 있는 이 자리가
누군가의 절실함이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저 또한 간절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으나 그분 사정을 들어보니
저보다 더 간절했단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뭔가 담담한 하룹니다.
특별함을 찾아보려 하지만
저 또한 이곳에서 헤매고 있고
이 글쓰기가 끝나면
또 길을 헤맬지도 모르겠습니다.
글쓰기에 기대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글쓰기로 작은 변화들을 마주합니다.
이런 작은 변화들이 나중에
크게 다가올지는 모를 일입니다.
성숙해지는 시간이 다가왔으면 좋겠습니다.
조금씩 차곡차곡 마주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