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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업무

by 도치의우당탕

막내인 저는 회사차량의 청소기를 선정하는

업무를 지시받습니다.

주어진 한도는 5만원, 가치와 비용을

만족시켜야 하기에

일단 리뷰부터 훑어봅니다.


그다음 청소 시에 문제였던 필터 부분의

설명을 읽어봅니다.

먼지나 차 안의 자갈을 빨아들이면서

부실한 필터를 거쳐간 이물질이

모터에 접촉을 하면서 작동이 멈춰버리는

상황을 겪었기 때문이죠


그다음은 배터리입니다.

하루 종일 충전 했음에도 5분의 작동시간을

넘기지 못했기 때문에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단 장시간의 사용을 고려할 경우

배터리의 가격이 올라가게 됩니다.

배보다 배꼽이 커지게 되는 거죠


저는 유선을 선택합니다.

불편함이 없다 할 순 없지만

소비자의 입장인 저에겐

선정해 놓은 가치 몇 가지를 지키기 위해

편함을 포기합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시동을 켠 상태에서

12V를 연결시키면 전압이 불안정해

청소기 고장을 일으킬 수 있다 한

몇몇의 제품들을 보았기 때문에

그것 또한 감안을 해야 했습니다.


여기까지 왔다면 파워입니다.

회사에 큰 승합차가 있어

그걸 관리하려면

파워가 뒷받침해주어야 합니다.

제가 유선을 선택했던

또 다른 이유라고 할 수 있죠


몇 가지의 제품이 선정됩니다.

5만원 이라는 한계가 주어지니

소비자의 입장에서 눈은 날카로워졌습니다.

무엇을 빼야 할지 무엇을 지켜야 할지가 정해지죠


청소기 모양 또한 그에 따라 커지고 무거워집니다.

만약 가격에 한계를 주지 않았다면

가장 높이 추천하는 제품에서 몇 번 고민하다가

가장 추천이 많은 제품 먼저

살펴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회사에 제품을 고른 이유와

각 제품이 소비자들을

설득시키려 했던 부분을 설명합니다.


물론 이 또한 제가 고른 제품들이기 때문에

결국 제 의견이 들어가게 됩니다.

이제 결과를 기다려야죠


차를 제가 직접 관리하다 보니

돈을 아끼기 위해

걸레로 손세차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차가 끝나면 걸레를 빨기 위해

비품실로 가게 되는데


걸레의 거품을

무식하게 맨손으로

차가움을 참아가며

빨고 있으면 답답함에

건물 청소하시는 아주머니가

가끔 한마디 하고 가시긴 합니다.

'비누 묻혀서 빨으면 거품 빨리 빠져요'

그 한마디가 별거 아닌데

저에겐 크게 다가오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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