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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의 실수

by 도치의우당탕

어제 하루 종일 잠들어 있었습니다.

상사의 '너 마지막 경고야'라는 말이

꽤 압박이 컸나 봅니다.


회사에서 생기는 이미지가

앞으로의 미래를 대변하는 것 만 같아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은 생각이

가득했습니다.


돌아보면 회사 다니기 전과

다니기 시작한 후로 생각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관점입니다.

스스로에게 갇혀 있던

저는 삶을 굉장히 두리뭉실하게

바라봤습니다.


열심히 살면 된다.

그러다 보면 길이 열린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 모습을 좋게 보고

성장시켜 주는 사람이

있을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기회 또한 일을

잘하고 난 다음에 주어짐을 느낍니다.


회사에서 사소한 부분이

얼마든지 커질 수 있다는 걸

덤벙대는 성격 탓에 알게 된 후로


선배에게 듣는 '일을 대충 하네'라는

이 말이 얼마나 무서웠는지 모릅니다.


차라리 이렇게

매 맞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일을 얼마나 편하게

해왔는지 알 것 같거든요


그래도 난 열심히 했다고

위안 삼았을 과거의 고집이

삶을 대변해왔겠구나 싶었습니다.


두 번째는 태도입니다.

웃는 얼굴에 침 뱉을 수 없듯

생글생글 웃으며 회사생활을

하는 선배들을 보며

그 뻗대고 해묵은 자존심을

버려야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의 삶에 자존심이

밥 먹여 주지 않고

중요한 갈림길에 있어

걸림돌이 된다고 느끼게 될 테니까요


그렇다고 일의 옳고 그름을

놓칠 생각은 없습니다.

분명 생각을 키우지 않고 방치해 두면

내 사고에 상대의 생각이

쉽게 들어와 고민 없이 어느새 수긍만

하고 있을 겁니다.


적어도 뭐가 옳은지 뭐가 틀린 일인지는

가슴속에는 품어야

길을 잃더라도

다시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밥벌이가 쉽지 않다는 걸 느끼며

오늘도 다시 회사 속으로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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