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규격 : 회사소개서, 제안서, 회의록, 자료
정보를 다룰때, 주장과 근거를 찾아 정리하며 읽는 훈련하기
최근 신입직원분과 함께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생겼다. 태어나서 자기소개서나 독후감을 써봤어도 '서비스 분석글'을 써본적은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어떻게하면 글을 잘 쓰게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여러가지 방법을 사용하게 됐다. 아래 내용들은 그 이야기들을 조금 더 압축시킨 내용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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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회사소개서와 제안서의 구조 : 주장과 근거
실무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글들은 '주장'과 '근거'가 담긴 - 논설문 형태의 글들이 많다. 제안서같은 경우가 그렇고, 회사소개서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우리에게 일을 맡겨달라, 우리는 OO 한 경험이 있고, ㅁㅁ에 대한 충분한 기술을 갖고있다.' 와 같은 형태로 글을 쓰게된다. 그리고 그 근거가 되는 것이 회사의 포트폴리오와, 연혁 등의 내용이다. 결국 제안서나, 회사소개서같은 것들을 만들려면 우리가 '무엇에 강한 회사인가'를 고민해보아야한다. 기존에 갖고있던 포트폴리오가 무엇이 있고, 그것들은 주로 어떤 분야의 비즈니스에 속하는지. 또 그것들을 만든다고 헀을 때, 그중에 어떤 역할을 가장 잘 하는지를 파악해야한다. 그 '잘 하는 역할'이 주장이 되고, 거기에 맞는 근거를 포트폴리오와 회사 연혁에서 확인할 수 있으면 가장 좋다.
2. 제안서의 구조 : 숨겨진 질문 파악하기
대부분의 서비스에서 '제안서'를 작성한다는건, 누군가의 '불편함'을 해결해준다는 의미이다. 어떤 서비스나, 기능을 만들고싶어하는 사람들에게, 그 부분을 해결해주겠다고 나서는 일이기 때문이다. 내가 왜 그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문제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설명하는 역할을 해주어야한다. 그렇기에 서비스의 핵심적인 로직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것을 실제로 구현했을 때. 어떤 것들을 준비해야하는지. 또 어떤 지점들을 주의해야하는지를 말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결국 제안서를 '제출해달라'는 요청 속에는, 그 사람들이 고민하고, 걱정하는 지점을 어떤 방식으로 해결해줄 것인지. 그 방법을 질문하는 '숨겨진 질문'이 담겨있다고 보면 된다. 여기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사람은, 자신들의 회사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를 자랑하게된다. 그러나 정작 그들이 알고싶어하는 것은 '그 문제를 경험해보아서 알고 있는지. 해결책도 이야기해줄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이다.
3. 회의록의 구조 : 결정된 사항과, 중요한 정보들
회의록을 쓰다보면, 어떤 것들을 써야할지를 자연스레 고민하게된다. 처음에는 누가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또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와 같은 현장감 넘치는 내용들을 정리하려한다. 하지만 그 내용을 쓰고 되돌아보면 대부분의 내용들을 쓸모가 없는 정보들이 많다. 정작 알아야할 내용은 '그 회의가 시작된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목적에 맞는 결정사항이 생겼는지'에 대해서다. 신규 서비스를 런칭하는 상황이라면, 서비스 아이템에 대한 부분을 정했는지. 어떻게 런칭할 것인지에 대한 부분이 제일 중요한 정보가 될 것이다. 기능 변경이나 서비스 방향 전환에 대한 부분이라면, 어떤 내용을 무엇으로 바꿔야할지에 대한 부분이 가장 중요한 정보가 될 것이다. 이런식으로, 회의시간에는 이미 무엇이 중요한 주제인지가 정해져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그 목적에 맞는 결정사항이 내려졌는지. 그 결정을 이루는 중요 정보들은 무엇인지만 정리해도 충분하다.
4. 자료찾기 : 구성요소와 인과관계를 파악하기
실무를 하는 입장에서 '진짜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려면, 그 대상의 진짜 의미에 대해 고민해보아야한다. 예를 들어 어떤 비즈니스 분야의 서비스가 인기있는지를 찾아본다고 해보자. 단순히 '인기있는' 기준을 앱스토어나 웹 방문자 숫자로 잡아버릴 경우, 인기있는 서비스를 찾는건 매우 쉬울 것이다. 다만 그런 '인기'의 이유는 알 수 없는 상태에서, 간단하게 검색이 가능한 내용들만 채우게될 것이다. 이런 경우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서, '어떤 기준으로 인기있다, 없다'를 정할 것인지. '어떤 비즈니스 분야'를 보아야할 것인지. '어떤 국가에서, 어떤 서비스가 생겨나는지'와 같은 연속된 정보를 다루기가 쉽지 않다. 나무에 자란 열매만 보고, 그 땅의 고유한 특성을 이야기하기 쉽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 비즈니스는 국가의 상대적인 환경, 경제상황, 기후나 문화 등에 큰 영향을 받는다. 그렇기에 '서비스 분석'을 좀 더 깊숙히 파고들어가면, 서비스와 개별 환경, 서비스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어떤 이들인가를 깊게 고민해보아야한다.
5. 자료찾기 : 비판적 사고로 분석하기
글의 행간을 읽는다 - 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글자 그대로를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글자들 사이에 숨겨진 의도나, 진짜 핵심을 읽어낸다는 이야기다. 예를 들어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는 상황에서, '이제 바닥이다, 집을 사야한다' 라고 말하는 신문기사를 보자. 그 신문기사의 의도는 무엇일까? 대부분의 신문기사들은 대형 건설사나, 대기업 들의 광고를 바탕으로 돈을 번다. 개인 구독하는 독자보다, 트래픽에 의해 돈을 버는 '광고주'를 바탕으로 유지가 된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신문사는 누구에게 유리한 이야기를 하게될 가능성이 높을까? 당연히 '광고를 주는 광고주'들 중 하나인 건설사에게 유리한 이야기를 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부동산 침체 속에서도 집을 사라'는 말이 '누구를 위한 주장인지' 알게된다. 이처럼 기업이나 경제의 관점에서는 '누군가의 주장' 안에 숨어있는 진짜 의도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런 진짜 의도를 파악하고, 비즈니스가 돌아가는 구조를 파악해야, 진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6. 공감을 이끄는 주장문 : 개인의 실패를 바탕으로 설득 시키기
여러 자료를 찾다보면 종종 '유명인의 한마디'를 가져와서 글을 멋지게 꾸미려고하는 사람들을 보게된다. 사실 그런 유명인의 한마디는 주장문에 있어서 가장 큰 실수중 하나가 된다. 마하트마 간디가 이야기한다한들, 짜라투스트라가 이야기한다한들 당신의 글에 논리적 기반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주장을 강화하는 것은 오히려 '굉장히 일반적인 실패담'이다. 예를 들어 글쓰기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에 대한 뇌의 변화나, 대단한 무언가를 만들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정작 글쓰기를 하지 못했을 때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실패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들 스스로 '글쓰기가 실제로 필요한 상황'에 놓여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글쓰기를 못해서 제안작업에서 떨어진 경험이나, 회사 입사에 실패한 경험들. 혹은 엉망으로 쓴 연애편지에 차여본 경험 같은 것들은 다른사람들도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경험들이다. 만약 본인이 설득력이 있는 글쓰기를 하고싶다면, 먼 곳에서 대단한 사례를 찾을 필요가 없다. 본인이 경험한 문제들이나, 현실의 사례를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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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와 UI는 형식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제안서도, 주장문도 마찬가지다. 좋은 글과 UI의 형식을 알고있다면, 그것을 갖고 얼마든지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중요한건 그런 '좋고 나쁨'을 판별할 수 있는 눈이고, 그것을 실제로 써내려갈 실행력이 있는가에 대한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