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I 디자이너들 중 기획자, 리더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본 이야기
최근 여러 신입 UI 디자이너들을 뽑게되면서 포트폴리오를 여럿 들여다보게되었다. 지원자들 중 뛰어난 사람을 찾아야하다보니, 그 기준점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게됐다. 오늘은 '일 잘하는 기획자 타입'의 UI 디자이너들을 뽑기 위해, 내가 어떤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분석했는지. 인사담당자로서의 경험을 이야기해보려한다.
1.
포트폴리오를 들여다보면, 그 사람의 기술적 강점과 서비스에 대한 고민지점이 보인다. 여러 서비스를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서비스 타이틀을 이야기하는것만으로도 충분한 경력 증명이 가능하다. 하지만 신입 입장에서는 상황이 많이 달라진다.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서비스 타이틀을 이야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경우, 서비스에 대한 '접근방식'과 '분석한 내용' 자체가 그 사람의 수준을 증명해주는 기준이 된다.
UI 설계를 제대로 알려주는 곳이 많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구직자 포트폴리오는 학원에서 만들어진것이 많다. 다만 이 방식의 문제는 '대부분 비슷한 서비스 타입과 형식'을 갖고있어 쉽게 알아보게된다. 이런 경우 '서비스를 왜 분석하게되었는가' 에 대한 부분이 충분하지 않아, 문제가 되기도한다. 대부분의 '서비스 설계'는 그 서비스의 특징이 무엇인지. 어떤 사용자 타입이 나뉘는지. 그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 FLOW가 무엇인지로 나뉘게된다. 그리고 대부분의 신입 포트폴리오에는 위에서 말한 세가지가 빠져있는 경우가 많다.
체크 포인트
- 이 서비스의 특징
- 서비스를 구성하는 각각의 사용자 타입
- 실제 사용자 타입별 중요 기능 FLOW
https://brunch.co.kr/@clay1987/258
https://brunch.co.kr/@clay1987/304
2.
신입 포트폴리오에는 모바일 규격의 디자인 비례나, 컴포넌트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의 경우 '스크린샷을 찍는 습관'을 제대로 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자신의 감각을 기반으로 디자인을 하기보다, 실제 '기준점'이 될 수 있는 서비스를 정해야한다. 그리고 그 서비스의 스크린샷을 직접 찍어 해당 사이즈에 맞춰 디자인하는 경험을 해봐야한다. 이런 경험을 많이 하지 않은 사람은, List나 카드 UI, 버튼의 크기 같은 것에서 바로 티가 난다. 이 지점은 UI 설계 이전의 기초적인 '비례에 대한 감각'과 '훈련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지점이다.
나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두가지 의견을 같이 생각해보는 편이다. '서비스의 특징과 구성요소'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UI 규격에 대한 감각은 훈련이 가능하다고 본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UI에 대한 완성도가 너무 낮거나, 비례가 엉망인 사람이라면, 정보정리에 대한 훈련수준이 낮을 가능성도 높아진다. 사람마다 특징은 다르겠지만, UI 설계에 있어서는 디자인 실력보다 복잡한 정보를 압축시키고, 조사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 단지 설계도를 만들고, 시안 작업을 하는 것도 가능하면 더 편리할 따름이다.
체크포인트
- 직접 스크린샷을 찍어 자료를 만드는 습관
- List나 카드 UI에서 개별 정보를 그루핑하고 배치하는 기준점
- 도형적 레이아웃을 기반으로 정보의 배치를 잘 해내고있는지
https://brunch.co.kr/@clay1987/183
3.
나는 면접에서 다른 무엇보다 '어떤 이유로 이런 기획, 설계를 했는지'를 물어보는 편이다. 그리고 각각의 화면이나 기능들이 '실제로 구현 가능한지'를 조사했는가를 물어본다. 겉으로 보이는 시각적인 지점만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기능구현' 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런 지점은 기획자로서는 최악의 습관이다. 내가 이런 '기능구현에 대한 조사'를 습관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서비스의 숨겨진 안쪽을 생각하지않는 사람'은 가르쳐도 성장할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UI 디자인을 다루다보면, 시각적 완성도가 높은 '형식미'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다만 '기획은 기획자가 하는것'이라며 자신을 '그래픽 아티스트'로 착각해서는 곤란하다. 이미 UI는 '설계와 기획, 개발'의 시대로 넘어온 상황이다. 시각적 디자인의 완성도보다, 개발로직과 API, 솔루션 등의 로직을 파악한 사람이 실제 실무에서 훨씬 다양한 업무를 할 수 있다. 그런 지점에서 보았을 때, '본인이 생각한 기능이 실제로 구현 가능한가'라는 질문은 생각보다 무거운 주제가 된다.
체크포인트
- 본인이 실제로 경험한 서비스를 바탕으로 기능이나, 정보배치를 개선하려했는지.
- 새로운 기술이나, 타 서비스에서 확인한 내용을 통해 더 나은 설계를 시도해보았는지
- 실제로 구현 가능한 기능이나 서비스 FLOW인지를 확인했는지
https://brunch.co.kr/@clay1987/300
https://brunch.co.kr/@clay1987/291
4.
회사의 지향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나는 기획과 개발이 회사의 중심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디자인으로 먹고사는 시대는 이미 끝났고, 살아남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설계 난이도가 높고, 정보 복잡도가 높은 영역을 파고드는 것이 이 시대의 IT 회사의 생존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디자인적인 퀄리티에 대한 집착보다, 기획이나 설계에 대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찾아내려했다. 다양하고 복잡한 정보를 다루고, 실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사람들. 거기에 맞는 훈련법과, 스킬들을 교육하면서 '기획하는 디자이너'를 만드는게 목표였다. 그래서 실제로 컨택을 제안했던 분들은 '디자인 실력' 보다 정보분석능력이 뛰어난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회사마다 상황이 다르기에 '어떤 사람이 더 좋다' 라고 말하긴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어려운 설계와 개발환경을 목표로하는 회사라면, 감각보다 이성이 중요하며, 논리적인 사고가 기반이 되어야한다. 또한 그런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바탕으로 리딩해줄 수 있는 팀장이나 리더가 필요하다. 궁극적으로는 신입 사원들이 리더와 동일한 수준의 작업이 가능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고, 개발자가 안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한다. 이런 기준을 통해 바라본다면, 자신의 회사에 어떤 UI 디자이너가 필요한지. 정확한 기준점이 나오게된다.
체크포인트
- 복잡한 서비스를 보고, 핵심적인 기능과 기능구현방법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사람
- 서비스 기획과 화면설계, 시안작업을 스스로 해낼 수 있는 사람
- 개발적인 지식과 비즈니스 분야에 대한 폭넓은 연구를 해낼 수 있는 사람.
https://brunch.co.kr/@clay1987/299
https://brunch.co.kr/@clay1987/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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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마다 지향점에 따라 포트폴리오의 방향성을 분석하는 기준도 달라지게된다. 본인이 구직자라면, 어떤 회사에 들어가고싶은지에 따라, 어떻게 회사를 설득시킬 것인지. 어떤 부분을 회사에게 보여주고싶은지를 고민해봐야한다. 반대로 인사담당자라면 자신이 다니는 회사의 실제 업무에서 핵심적인 내용이 무엇인지를 체크해야한다. 결국 좋은 사람을 알아보려면 인사담당자 스스로가 뛰어난 안목과 탄탄한 근거를 갖고있어야한다.
오늘 이야기에서는 UI 디자이너의 포트폴리오를 분석할때 무엇을 확인해야하는지. 또 면접을 진행할 때, 무엇을 질문해야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봤다. 대부분의 회사들은 각자 고유한 강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자신만의 전략을 짜고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구직자들도 이 부분을 파악할 수 있다면, 설득력있는 포트폴리오를 제작할 수 있다. 부디 여러분의 구직생활에 '확고한 설득력이 깃들 수 있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