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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플러스 Feb 25. 2018

디자인 노트 : UI 디자이너의 시대는 끝났다

UI 디자이너가 되려는 사람들은 시장을 보고, 좀더 고민해봐야합니다

                                                                                                                                                                                                                                 

1.
필자는 현직 UI 디자이너이고 이제 약 5년차가 되어가는 사람입니다. 다만 주변인들에게 UI 디자이너가 되려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도 신규로 되려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분께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꼭 드리고싶습니다. 사실 이번 이야기도 별로 즐거운 이야기는 아닐겁니다. UI 디자이너가 앞으로 설 곳은 더 좁아질거란 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싶거든요.





2.
간단히 말해서, 대부분은 UI 디자이너들이 먹고살 수 있었던 것은. 웹과 앱이라는 시장이 있었고, 그 시장이 계속 유지되어왔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다만 그 시장이라는 것은 - 건축시장의 생리와 비슷해서. '건물이 들어서야할, 비어있는 곳'을 채우는 방식에 가까웠습니다. UI디자이너들이 먹고살기위한 시장의 기본적인 기준점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 서비스는 있는데 홈페이지가 없다
2) 홈페이지는 있는데, 디자인이 안예쁘다
3) 홈페이지는 있는데, 모바일 웹 지원이 안된다
4) 홈페이지는 있는데, 서비스 앱이 없다



1번은 이미 너무 많은 상용화 툴과 무료 홈페이지. 네이버 블로그나, modoo 같은 홈페이지 기반으로 해결이 되었죠.
2번은 현재까지 UI 디자이너들이 일하고있는 가장 큰 이유중 하나죠. 그러나 맞춤형 제작이 아니고서야 큰 일이 생기기 힘든 구조입니다.
3번은 모바일웹 지원용, 앱과 모바일웹 디자인을 하는 사람들이 해야할 일들이긴한데. 요즘은 반응형 웹으로 퉁치는 시대죠.
4번이 그나마 앞으로 먹고살 부분이었는데. 이미 왠만한 서비스들, 앱이 없어서 UI 디자이너를 찾던가요? 아니죠? 이게 미래의 먹거리라고 말하기엔 일이 너무나 적습니다.




급격히 레드오션화 되고있는 앱 / 웹 시장




3.
미래의 UI 디자이너들의 상황이 암울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시장이 죽어가기때문에 만들어야할 규격이 없습니다. 디자인할 홈페이지나, 앱이 더이상 없다는거죠. 신규서비스들이야 웹과 앱이 필요하겠지만. 5년차를 넘어서 8년 이상 겪은 팀장급 디자이너들이, 신규서비스 하나에 매달려서 지속적인 작업을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새로 생기는 디자이너들이 포탈 페이지급의 기획을 경험해볼 기회가 있을까요?

웹 에이전시가 사라지고, 앱 에이전시라는 말이 새로생긴 현재. 이미 UI 디자이너들의 업무 영역에 대한 한계는 명확해졌습니다. 툴이 발달하고, 기술적인 접근이 쉬워진 상황에서. 대기업 or 잘나가는 대형 에이전시가 아니고서는, 물연차 쌓기 딱 좋은 시대가 된거죠.



4.
솔직히 한번 말해봅시다. 중소규모의 회사에 다니는 디자이너들이 - 로고 제작부터 웹, 앱까지 잡는 풀 브랜딩작업을 겪어볼 경험이 얼마나 됩니까. 서비스 하나에 들어갈 자체 아이콘 셋까지 잡을만한 상황이 있긴 한가요? 애초에 그런 상황을 겪을 수 있는 디자이너라면 정말 운이 좋은 겁니다.

수준높은 디자인 구조를 다뤄볼 수 있는 시장이 주어지지않으니. 대부분이 저급한 앱과 웹디자인만 양산하다가, 물연차 쌓이는게 일반적인 UI디자이너들의 현실입니다. 저급한 수준의 디자인. 구조를 다루지 않고 스킨작업만 반복하는 구조에서, 디자이너가 할 일이라고는 단순노가다수준에 불과하죠.

디자인 관련 파견업체. 인력을 연결시키고 그 댓가러 돈을 버는 헤드헌팅 업체들마저 어려움을 논할 정도면. 이미 일할 사람들은 다 아는 사람들로 채워지고. 일할 곳이 적어졌다는 반증이기도합니다. 게다가 최근들어 늘어난 해외업체 파견에 대한 수요 역시도, 헤드헌터들의 고민 끝에 낸 해결책 중 하나라고 봐야할겁니다.



5.
UI디자이너들에겐 더이상의 큰 업무나, 도전과제가 없습니다. 꾸며야할 프로그램이 없는데 무슨 UI가 필요할까요. 컨텐츠 제작의 영역에서도 편집시장은 죽어가고있고. 타 IT 회사로의 전직을 하더라도. 새로운 규격 자체를 다룰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뉴스와 컨텐츠회사들은 이미 소리와 영상의 영역으로 발을 옮기고있죠. 이런 상황에서 디자인과 브랜딩을 아무리 잘 해낸다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대기업이나 잘나가는 에이전시에 들어가지 않는 이상. 일반적인 실력의 디자이너들은 살아남지 못하는 환경이 만들어질겁니다. 결국 가격경쟁의 치킨게임이 일어나고, 디자이너들의 몸값도 또다시 바닥을 향해 가기 시작하겠죠.




6.
이제 Ui디자이너들에게 남은 선택은 크게 세가지가 됐습니다.

1) 디자인 실력을 월등히 올려서, 타 디자이너와 경쟁한다.
2) html 코딩을 익혀 웹과 앱을 모두 다룬다.
3) 영상컨텐츠를 제작하는 기술을 익힌다.


1번은 말은 좋아도 현실적으론 불가능한 선택지입니다. 이미 다들 할줄아는 기술을 기반으로, 더 실력있고 잘나가는 디자인 회사들의 경쟁에서 살아남긴 어려울테니까요.

2번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진행하고 있는 방식입니다. 스타트업에서 가장 환영받을만한 인재죠. 웹 개발자를 뽑을 필요가 없으니, 두명이 해야할 일들을 혼자서 해내는 것으로 스스로 몸값을 올리는 겁니다. 다만 html 코딩이라는 재미없는 일들을 새로 배워야한다는 점이 높은 진입장벽이 될겁니다.

3번은 영상기술이란 높은 문턱을 넘어야한다는 점을 뺀다면.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영역입니다. 디자이너가 갖고있는 디자인스킬들이 합쳐질 수 있는 영역이니까요. 다만 애니메이팅이나, 영상촬영 등 다양한 연계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작하긴 쉬워도 마스터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영상전문가들에 비해 디자인 감각이 좋다는걸제외하곤. 그냥 초짜 영상제작자가 될테니까요.




7.
앱과 웹 규격은 단순화되고. 디자이너들에겐 더이상 규모있는 업무가 주어지지 않습니다. 반복되는 찍어내기 업무와, 소규모 시안작업 속에서 만족할만한 작업물이 나올리 없죠. 결국엔 업무 이외의 영역에서 성장할 지점을 찾아야하고. 스스로 경험을 찾아다닐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신규 업체들의 앱디자인 하나만 보고 UI 디자이너가 된다는건 - 거의 자살행위나 마찬가집니다. 당장은 먹고살아도 장기적으로 희망이 없거든요.

창작의 자율성이란 부분에서 디자이너를 택한 많은 사람들중에. 돈벌이만을 보고 디자인을 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겁니다. 스스로 추구할 수 있는 미래의 선택지가, 그저 살아남기 위해 재미없는 것들을 배워야하는 길이라고 했을 때. 디자이너가 되려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궁금합니다.




8.
스스로 UI 디자이너로 살아오면서. 여러 작업을 해왔지만, 항상 만족스럽지 않았던 부분은 업무의 규모와, 구조를 다루는 역할을 할 수 있느냐의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그런 고민은 당장 먹고사는 문제를 넘어, 디자이너의 경험과 성장지점을 좌우하는 중요한 영역입니다.

회사에서 주는 일만으로는 성장할 수 없어서, 개인이 타 단체나 회사와의 작업을 따로 진행해야하는 상황 자체가 비정상적입니다. 그렇게 개인의 노력으로 성장해서 남는거라곤 미래가 없는 시장. 그리고 실력의 격차를 넘을 수 없는 업계의 현실뿐이죠.

노력해서 더 좋은 실력을 가지라고 말해보아도. 미래가 없는 상황에서, 적당히 물연차를 쌓아나가는 나날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반복되는 자달한 작업과, 월급에 만족하며 살기엔. 스스로 선택한 디자이너로서의 갈망이 견디기 힘들어질겁니다.






9.
큰 의미에서. 이미 UI 디자이너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이젠 남아있는 서비스들에 대한 스킨작업이나, 몇몇 살아남을 신규업체의 및작업을 제외하고는 - 디자이너가 설 시장은 계속 줄어들거에요. 개나소나 앱과 웹 만들고 디자인하는 세상에서. 디자이너란 명판을 달고, 살아가기엔. 너무 어려운 세상에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더욱더 전략을 고민하고, 스스로의 스킬트리를 고민할 필요가 있는 것이죠.

제가 그래서 선택한 것은 소규모 업체와 개인에 대한 브랜딩입니다. 여기에 영상규격까지 합친 형태가 되겠죠. 디자이너의 감각에 영상적 규격을 추가해서, 기존 영상업체들이 하던 일을 가져오는 구조가 됩니다. 결국 이 또한 큰의미로 본다면 역할의 변화고. 시장의 변화겠죠.



10.
지금 만약 UI디자이너를 꿈꾸고있거나. 초년생으로 일하고있는 사람이 있다면. 규모가 작아도 로고부터 웹, 앱까지 다루는 전체 브랜딩 작업을 해두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영상까지 작업하세요. 그 외엔 답이 별로 없습니다. 적당한 에이전시에서, 반복되는 작업에 지쳐서, 월급에 놀아나는 사람이 되고싶지 않다면. 미래를 준비하세요.

-

UI디자이너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그 끝에 있는건, 또다른 치킨게임 뿐이에요.
                                                  





이 내용은 UI 디자인 연구소 - 단톡방에 올려진 자료를 정리하여 만들어진 컨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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