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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플러스 Sep 24. 2018

게임 UI 스터디 : 토탈 어나힐레이션

UI로 바라보는 게임 디자인


이번 시간에는 전략시뮬레이션 장르중, SF물이자 장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토탈어나힐레이션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하자.



https://www.youtube.com/watch?v=q7W5F61-rhY






1997년 : Total Annihilation  (케이브독)

제대로된 3D RTS의 시초를 알린 대표작, 토탈 어나힐레이션




1) 전반적인 그래픽
화면이 쿼터뷰 시점으로 고정되어있긴 하지만. 유닛과 건물들이 모두 3D로 실시간 렌더링되는 형태다. 게임 컨셉 자체가 꽤나 독특한데다, 당시 '인물의 얼굴과 목소리'가 등장하던 RTS들과 다르게 사람 목소리라곤 찾아볼 수도 없는 게임이었다. 모든 유닛과 건물들이 기계음과 디지털 소리만 냈었으니까. 게다가 오케스트라 배경음악이 거대한 전투의 규모와 이어져서 전 세계 사람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선사해줬다. 건물은 한가지 방향만으로 이루어져있고, 건설시에는 3D 게임답게 와이어 프레임형태의 초록색 건설과정을 보여준다. 각 건물과 유닛마다 기본 대기 / 생산 혹은 공격 모션이 따로 정해져있는 경우가 많아서, 실시간으로 유닛이나 건물이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표기는 단순한데, 생각보다 조금 불친절한 개념의 게임




2) 게임 메커니즘과 단축키
이 게임 역시 자원을 캐서, 유닛을 생산하고, 적군을 쳐부수면 되는 방식이다. C&C와 다크레인 모두에 영향을 받았으나, 다크레인 쪽에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일단 생산과 명령 탭을 따로 나누고, 다크레인에서 지원했던 랠리포인트, 다중명령 등의 개념을 매우 간결하게 지원했다. 게다가 유닛별로 지원되는 다른 기능의 명령들을 한 공간 안에 모두 넣어두었다. 또한 좌측의 상태창은 유닛을 선택했거나, 건물을 선택한 경우에 따라 표기되는 내용이 다르다.

토탈어나힐레이션은 건설유닛과와 생산 시설을 별개로 해서, 개별로 목적을 뚜렷이 구별했다. 대부분 생산 관련 유닛들은 노랑과 검정 표기를 추가해서 - 건설 유닛임을 알려준다. 건설유닛들을 선택하면 좌측 메뉴는 건축 메뉴로 변하고, 생산시설의 경우는 유닛생산 메뉴가 등장한다. 아무 유닛도 선택하지 않은 경우 텅빈 메뉴를 보여주기에, 내가 무슨 유닛을 선택했는지를 바로 알 수 있다. 다만 여러 유닛을 선택한 경우에는 내용이 좀 복잡해지기 때문에 공통되는 행동 메뉴만을 노출해준다. 이런 상세한 부분에 대해서 개발자들이 얼마나 고민을 했을지를 피부로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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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의 자원은 크게 에너지와 메탈(금속) 두가지인데. 최대치와 현재 생산치, 사용량이라는 세가지 개념이 있어 초심자들에겐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자원은 최대치가 존재하나, 창고를 지으면 이를 늘릴 수 있다. 또한 실시간 생산치와 사용량을 비교해, 마이너스가 되면 점차 0에 가까워진다. 최대치 개념이 있어 제 아무리 높은 자원을 순간적으로 수급한다 하더라도 창고를 짓지 않으면 나머지 여분은 모두 사라져버리는 형식이다. 게다가 두 자원의 소모 형태가 조금 달랐다.

메탈은 단순히 유닛과 건물을 만들때 일정한 양이 소모된다. 그러니 일정 생산치만 유지하면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에너지의 경우는 - 유닛과 건물 생산 이외에도 게임 내에 등장하는 여러 무기들이 발사될 때도 사용된다. 그래서 아무리 높은 생산치를 유지하더라도, 순간적으로 많은 에너지 사용이 발생하면 - 에너지를 사용하는 유닛들이 바보가 되어버리는 일이 일어난다.


유닛의 AI 행동양식과 작동상태를 압축적 버튼형태로 표기했다




토탈 어나힐레이션의 시스템은 대량생산과 자동화에 대해 고민을 많이한 흔적이 드러난다. 생산과 이동, 자원 채취 등의 다양한 명령들을 shift키와의 연동으로 간단하게 이어서 진행할 수 있도록 해두었다. 단순 마우스 클릭 이외에도 키보드를 통한 여러 기능들의 단축키를 지원하기 때문에, 숙련자들은 키보드 단축키와 Shift 키를 이용해 여러 작업들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게임 자체가 지원하는 기능들은 다음과 같았다. (모두 단축키로 사용 가능)


- Guard : 한 유닛이 다른 유닛이나 건물에 맞춰 '도움이되는 행동을 알아서 수행한다. 대상이 유닛인 경우 따라다니면서 치료를 하거나, 보호행위를 한다. 생산건물인 경우 생산을 돕거나, 치료를 해준다.
- Capture : 대상 유닛을 내 유닛으로 만든다. 시간이 걸리며, 저항하거나 전투가 일어날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 Patrol : 여러 지점을 왔다갔다한다. 우리가 스타크래프트에서 익히 아는 그 개념이다.
- Reclaim : 해당 유닛이나 건물, 지형지물을 자원으로 환원한다. 해당 대상의 자원의 양에 따라서 걸리는 시간이 달라진다.



3) 핵심적인 문제점
토탈어나힐레이션은 유닛과 건물별로 세세한 옵션들을 설정할 수 있다. 게다가 사실 굉장히 많은 유닛들을 나눠놓고, 개별 역할을 갖게만든 상태이기 때문에. 초심자가 이해하기에는 쉽지 않은 내용들이 많다. 다만 이 부분을 탭으로 구분해두어 자주 쓰는 기능을 정리해두었다. 게다가 충분히 다양한 미션들 속에서 사용법을 알려주고,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어려운 자원의 개념에 대해서도 체감적으로 이해하게되는 형태다. 누가 무슨 역할을 하는지. 어떤 기능을 갖고있는지는 일단 써봐야 아는 것이기 때문에, 어려운 개념들을 미션에서 잘 풀어냈다는게 그나마 다행일거다.

UI 디자인 스타일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많다. 시꺼먼 화면에 투박한 버튼들만이 있고, 모든게 글씨를 기준으로 만들어져있다. 그래서 직관성이 떨어지는 편이고, 자원 현황에 대해서도 - 좀더 디자인적 고민점이 필요했을 거라고 보인다. 다만 워낙 다른 게임들에 비해 압도적인 편의성이나, 자동화 등 - 한번 익숙해지면 금방 손에 잡히는 직관적 단축키 등이 꽤나 잘 만들어져있다. 디자인 스타일에 아쉬움이 남긴 해도, 기본적으론 꽤나 기본기를 잘 지킨 디자인에 가까워서, 이렇다할 문제까지는 없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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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미라곤 전혀없는 강철로봇들과, 음울한 배경음. 그리고 중간중간의 웅장한 오케스트라 음악은 그 시대에는 존재하지않았던 웅장함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오히려 이런 '비인간적이고, 거대한 전투의 규모'만으로 승부하는 게임이다보니. 그 스타일을 좋아하는 팬이 많았다. 토탈어나힐레이션은 확장팩도 나왔고, 동일 엔진을 기반으로 판타지 버전도 나왔었다. 이후 슈프림커맨더와 플레네터리 어나힐레이션이라는 정신적 후속작도 만들어지는데. 둘다 케이브독이 만든 작품은 아니다. 다양한 유닛들의 AI와 동작, 생산과정을 지켜보는것만으로도 충분히 공부하는 재미가 있다. 직접 플레이해도좋고, 영상으로 보아도 좋을만한 작품이다.






이 내용은 UI 디자인 연구소 - 단톡방에 올려진 자료를 정리하여 만들어진 컨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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