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63
2021년 6월 14일. 흔한 30대 민방위 중 한 명으로서 얀센 백신을 접종했다.
얀센 백신을 선택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는 당시만 해도 매우 불안정했던 백신 수급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 속에서 30대 남자가 백신 접종 우선순위에서 밀릴 것은 쉽게 예측이 가능했다. 이번에 접종 기회를 놓치면 언제 백신 접종이 가능할지는 예측이 어려웠다. 주어진 기회를 잡아야 했다.
두 번째 이유는 게릿 콜의 얀센 접종 소식이었다.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이는 슈퍼스타가 얀센 백신을 맞았다고 하니 왠지 얀센 백신에 대한 믿음이 덩달아 커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두 달여쯤 후에 게릿 콜의 코로나 감염 소식이 들려왔고,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백신을 맞고도 코로나에 감염되는 이른바 '돌파 감염'을 게릿 콜도 피해가지는 못했다.
D-day
백신 접종이 한 번으로 끝나리라는 건 역시나 너무 희망적인 예측이었던 걸까. 예상보다 빠르게 추가접종을 하게 되었다. 평소 루틴대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운동센터로 향했다. 백신 접종 이후에 운동을 며칠 쉬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괜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아침 10시. 백신 접종을 위해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소아과로 향했다. 기본적으로 얀센 접종자의 추가 접종은 모더나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접종 예약을 했던 소아과에서는 모더나 백신이 없는 관계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게 되었다. 접종은 순식간에 끝났다. 30대 건장한 남자와는 어울리지 않는 뽀로로 밴드와 함께 병원을 나섰다.
얀센 백신 접종 이후에는 고열과 몸살 기운으로 꽤나 고생했었다. 접종 8시간 이후부터 8시간 간격으로 계속 타이레놀을 복용하며 버텼었다. 물론 개인차가 있겠지만 얀센 접종 때에 비해 화이자 추가 접종 이후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었다. 저녁때쯤 피곤한 기운이 약간 몰려왔지만 진통제를 먹을 만큼의 상태는 아니었다. 그렇게 별 탈 없이 접종 당일이 지나갔다.
D+2
이틀간의 백신 휴가를 마치고 일상생활로 다시 복귀했다.
얀센 접종 때에는 전체적인 몸 컨디션이 백신 접종 전으로 완전히 돌아오는 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렸다. 얀센 접종 후 3일째 되던 날까지도 평소 몸 컨디션의 60~70% 정도밖에 회복이 되지 않았다.
화이자 부스터샷은 조금 달랐다. 접종 후 3일째 되던 날 아침, 접종 전과 비교했을 때 컨디션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고강도의 운동은 무리였다. 하루만 더 쉬었으면 좋았을 뻔했다. 그 외에는 다행히도 일상생활에 불편함은 전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