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layton Apr 09. 2024

전 직장 꿈을 꾼다는 것의 의미

신입 공채로 입사했던 첫 회사에서 6년 7개월 만에 퇴사한 후 한동안 악몽에 시달렸다. 재직 중일 때 스트레스받았던 상황부터 시작해 결국 퇴사로 마음을 굳히게 된 결정적인 장면까지 꿈에서 생생하게 재현되곤 했다.


퇴사한 지 얼마 안 됐을 때에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과 달리 시간이 꽤 흘러 잊혀질만 한 시점에서도 전 직장 꿈은 거의 매일 밤 거르지 않고 반복해서 찾아왔다.


시간이 흘러 더 이상 첫 회사 꿈은 꾸지 않는다. 대신 두 번째 회사 꿈을 꾸기 시작했다. 직원 100명 규모였던 두 번째 회사에서는 전 직원 앞에서 발표하고 설명해야 할 자리가 많았다.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태연한 척했지만 사실 많은 사람 앞에 나서서 논리적으로 발표한다는 것이 여간 긴장되는 일이 아니었다. 외롭고 고독하고 세상에서 혼자된 느낌마저 들기도 했다. 퇴사를 통해 현실에서는 발표에 대한 부담감에서 벗어났지만 꿈속에서는 아직까지도 발표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전 직장 꿈을 꾼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나름의 정의를 내려보자면 어쩔 수 없이 남는 일말의 아쉬움이 아닐까 한다. 재직 당시에는 최선을 다했지만 지나고 보니 '조금 더 잘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물론 시간이 지나 당시 힘들었던 기억은 잊혀지고 좋았던 것들만 생각이 나는 것 일수도 있다. 확실히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 맞는 모양이다.


전 직장 꿈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주어진 오늘 하루에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도 깨지고 부서지는 미생의 삶이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다 보면 어느샌가 완생에 다다를 수 있지 않을까.

작가의 이전글 흔한 얀센러의 화이자 부스터샷 후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