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layton Feb 06. 2020

마에다를 떠나보내며

2017 월드시리즈 2차전 (2017.10.26)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는 것이 세상사라지만 이별의 순간은 늘 힘들고 아쉬움이 남는다. LA 다저스가 2018시즌 아메리칸리그 MVP 무키 베츠, 데이빗 프라이스를 영입하기 위해 알렉스 버두고를 보스턴 레드삭스로 보냈다. 보스턴 레드삭스, LA 다저스, 미네소타 트윈스의 삼각딜이 무산되면서 오리무중에 빠졌던 마에다 켄타의 행선지는 결국 미네소타 트윈스로 결정됐다. 마에다는 다저스에서 네 시즌 이상을 소화하며 많은 시간을 함께했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나 마에다는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인상적인 활약으로 팬들의 뇌리에 존재감을 각인시킨 바 있다.


사진 = 다저스 공식 SNS


마에다는 선발로 등판했을 때 상대 타선이 두 번 이상 돈 시점, 5회 이후가 항상 고비였다. 때문에 포스트시즌에서는 선발로서 긴 이닝을 소화하기보다는 100% 전력피칭으로 이닝을 짧게 소화하는 불펜으로 역할이 바뀌곤 했다.


그 시작은 2017년 포스트시즌이었다. 정규시즌 내내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던 마에다는 시즌 막판 몇 차례의 시험등판을 거쳐 불펜투수로 전환했다. 그리고 포스트시즌 경기 후반 팽팽한 상황에서 중용됐다. 마에다는 NLDS 2경기, NLCS 3경기 총 5경기 동안 안타 하나, 볼넷 하나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도 선발 리치 힐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마에다는 1.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팽팽한 승부의 균형을 이어나갔다.


마에다의 경우 2017년 포스트시즌에 보여줬던 완벽한 모습이 오히려 독이 되어 돌아왔다. 본인은 선발투수를 꾸준히 원했던 반면 팀에서는 불펜 등판 시 보여줬던 임팩트를 재현하길 원했다. 2018시즌부터는 정규시즌에서도 선발과 불펜을 오갔고, 포스트시즌에서는 불펜투수로 역할이 고정됐다.


팀 친화적인 계약도 마에다의 발목을 잡았다. 기본 보장금액보다 이닝, 선발 등판 횟수 등 기록 달성 여부에 따른 옵션 금액이 더 큰 계약구조였다. 다저스에서 선수생활을 하기 위해 어쩌면 본인에게 불리할 수도 있는 조건을 감수했지만, 오히려 매력적인 트레이드 카드가 되어 다른 팀으로 트레이드되는 역효과가 발생했다.


큰 무대에서 쓰임새가 컸던 마에다이기에 다저스가 또 한 번 큰 무대에 진출하게 된다면 마에다의 강력한 주무기인 슬라이더가 요소요소에 생각날 것 같다. 결과를 되돌릴 순 없기에 새로이 팀에 합류한 무키 베츠와 데이빗 프라이스에게 그 기대치는 넘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다만 마에다가 새로운 팀에서 기량을 만개하여 훗날 이 트레이드를 떠올렸을 때 Win-Win 트레이드로 기억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작가의 이전글 류현진 때문에 응원팀을 바꿀 거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