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위에 수놓은, 우주 안에 빛나는

보이는 하늘 위에 존재하는 우주

by CLY

늦은 밤, 아무 생각 없이 길을 걷다 무심코 하늘을 보면


별 하나가 애처롭게 떠있습니다.


다른 별들은 도시의 가로등과 전광판, 네온사인에 스러져버렸음에도


자기만은 자기 존재를 잃지 않고 싶다는 듯,


별 하나가 애처롭게 떠있습니다.


참으로 하찮아 보입니다.


전기 몇 와트 쓰지 않은 가로등조차 적어도 골목길 하나는 비춰주는데


저 별은 조그마한 불빛에도 잊힐 것을 두려워하면서


고작 자기 존재를 알아만 달라는 것이 필사적입니다.


참으로 하찮아 보이나요?


자기를 뽐내는 것이 목적이자 수단인 전광판을 치우고...


인공적으로 길을 밝히는 가로등을 치우고...


상대를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려는,


그 허점만 보려는 미친 안광을 치우고 나면...


자신의 행성을 거느린 채 몇천 도의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는 생생하고도 활기찬


항성들이 보일 것입니다.




밤하늘의 별은 확실히 화려하진 않습니다. 태생 자체가 온갖 색으로 단장해 사람들을 홀리기 위한 것인 번화가의 수많은 빛들을 별이 이길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별이 어딘가에서 찬란하게 빛나고 있더라도, 우리가 그것을 볼 수 없는 반면, 당장 눈앞에 있는 전광판은 모든 걸 가리고 자신만 보기를 강요하니까요.


우리가 사회를 살아가며 얻게 되는 페르소나와 가면, 선의의 거짓말과 악의적이지 않은, 그저 관계를 지속하고자 하는 아부들... 무시받지 않기 위한 필사적인 웃음과 가장된 괜찮음, 그리고 만들어진 행복.


우리가 이러한 것들을 하는 이유는 이것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화려해 보이기 때문일 겁니다. 이렇게라도 해야 사람들이 나를 주목하고, 만약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이 앞다투어 내세우는 전광판에, 나는 밤하늘의 별처럼 사라져 버릴 테니까요.


하지만 별은 사실 그 무엇보다도 가장 화려하고 아름답게 빛나고 있습니다. 전광판 따위는 근처에 가기도 전에 녹아버릴 정도로, 큼직한 행성들을 신하처럼 주위에 거느린 채 한 항성계의 왕으로서 군림하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광경을 목격할 수가 없습니다. 뜨거운 내면을 가지고 그 주위를 기억, 감정, 생각, 가치관, 경험과 같은 무시하지 못할 소중한 것이 궤도를 따라 공전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볼 수 없습니다. 그저 사라져 버리지 않을까 두려워하며 애처롭게 떠있는 밤하늘의 작은 별 하나로 보일 뿐입니다.


하지만, 그 별들은 우리가 보든, 보지 않든, 찬연하게 빛나고 있음은 틀림없습니다. 가식적인 미소와 꾸며진 감정, 수단적이고 상냥한 말을 잠시 내려놓고, 내 눈에 보이는 별은 하찮다며 전광판을 꺼내 없애버리려는 충동을 잠시 내려놓는다면, 훨씬 더 많은 별들이 모여 더욱 아름다운 하늘을, 그것의 내면까지 깊이 들여다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별과 별이 직접 만나 초신성폭발을 일으키는, 훨씬 더 아름답고 찬란하며 화려한 관계로 승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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