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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마리엔탈의 사회학

『실업자 도시 마리엔탈』을 읽고.

마리 야호다·파울 아차르스펠트·한스 차이젤. (2021). 《실업자 도시 마리엔탈》. 유강은 옮김. 이매진.

Marie Jahoda, Paul F. Lazarsfeld, and Has Zeisel. (2017). 《Marienthal: The Sociography of an Unemployed Community》. Routledge.



1. 실업 도시에 관한 고전 연구 『마리엔탈』

   2021년에 번역 출간된 이 연구의 원서는 2017년 판이지만, 사실 이 연구는 1930년대에 수행되었고 유럽에서 저자들의 이름 없이 출판된 이력이 있으며, 미국에서는 1970년대에 처음 출간되었다. 그러므로 이 연구는 사실 아주 고전적인 사회학 연구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1980년대에 번역 출간된 판본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쉽게도 정확한 서지정보는 찾지 못했다. 이 책의 영어판 제목은 《Marienthal: The Sociography of an Unemployed Community》이며, 오스트리아 출신의 세 명의 연구자 마리 야호다(Marie Jahoda)와 파울 라차르스펠트(Paul F. Lazarsfeld), 그리고 한스 차이젤(Hansn Zeisel)이 기획하고 수행하였다(많은 이들이 조사자로 참여했으나, 연구자로 이름을 올린 것은 이들 세 명이다). 미국 사회학에 관하여 들어본 사람이라면 라차르스펠트의 이름이 낯설지 않을 것인데, 양적방법론의 발전에 기여했던 그 라차르스펠트를 떠올린다면, 빙고! 이 연구는 그에게 측정과 분석의 정교화에 관한 필요성을 제공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이후 그는 1970년대에 출간된 책에 싣기 위해 쓴 서문에 자신들의 연구가 방법론의 측면에서 상당히 미숙했던 점을 인정하기도 한다(50~51쪽). 이들 세 명의 연구자들은 모두 유대계였으며, 이러한 민족적 배경이 『마리엔탈』의 출간에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서서히 드리워져가는 파시즘의 영향력으로 인해 그들은 더 이상 중부유럽에서 연구 생활을 지속할 수 없게 된다. 


   이 책의 영어판 출판사인 트랜잭션 출판사(Transaction Publishers)에서 제공하는 서론에 따르면, 이들 세 명의 연구자로 대표되는 그룹은 오스트리아 마르크스주의(Austro-Marxism)에 영향을 받았으며, 연구를 수행하면서 남겼던 수고들에서 이들이 오스트리아 마르크스주의의 노선을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한다(35쪽). 오스트리아 마르크스주의의 영향이란 당시 빈 학파로 대변되는 논리실증주의-경험주의의 인식론, 그리고 볼세비키의 전위당 전략과 국제주의 관점을 거부했던 마르크스주의자들로 설명될 수 있다.      


   이 책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주제의 측면과 연구방법론의 측면 두 가지로 나누어 이야기할 수 있다. 우선, 이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주제적 측면이란 이들의 연구질문과 그 배경, 그리고 연구내용의 함의를 의미한다. 두 번째로, 연구방법론의 측면이란 이들이 활용한 자료의 다채로움과 분석방법, 그리고 사회지학(sociography)의 규정을 일컫는다. 이 책이 실업에 관한 고전적인 연구인만큼, 한 세기쯤 지나서 이 연구를 읽는 독자에게는 사실 연구를 통해 알게 된 사실 자체가 새롭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를 읽어볼 필요가 있다면, 바로 이 연구의 역사적 의미, 그리고 사회학이라는 분과학문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나에게는 학부생때 강의를 통해 들었던 사회학의 역사를 실질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2. 실업에 관한 고전사회학의 연구

  이 책을 관통하는 연구 질문은 이렇게 정리될 수 있을 것이다. “1929년 미국과 유럽 전역에 대대적인 영향을 미친 대공황이 자본주의의 모순을 첨예하게 드러냈음에도 불구하고 왜 혁명은 일어나지 않는가?” 자본주의의 사회적 모순이 극에 달해 사회 파괴적인 결과로 대규모의 실업이 발생하면, 노동계급의 삶이 파괴되고, 그리하여 노동계급의 혁명운동이 성장하여 자본주의의 종말을 불러오리라는 믿음이 현실화되지 않는 상황, 혁명의 분위기가 고조되기보다는 도리어 집단적인 무기력이 팽배해지는 상황을 설명하고자 한 것이 이 연구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하여 이 연구자들은 오스트리아에 있는 작은 도시 마리엔탈을 사례로 하여 이 지역사회에 존재하는 집합의식으로서 ‘게으름’과 ‘무력감’을 설명하고자 하였다. 

    

   그러므로 이 연구의 주제는 실업공동체의 집합의식과 그것이 낳은 결과로서 지역사회의 삶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주제에서부터 벌써 꽤나 솔직하고, 명확하게 고전 사회학의 특성이 드러난다. 사회학 연구자들이 자신들을 경제학과 구분지을 때 취하는 가장 흔한 방식은 특정한 사회현상을 경제적인 요인들의 작동 결과로 설명하는 것을 비판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쉽게 간과되는 것이 경제적 사실 이외의 것들 즉, 사회규범과 집합의식, 사회관계, 제도 등이다. 그래서 사회학자들은 관찰되는 사회현상의 원인을 경제적 요인으로 설명하고자 하는 사례들을 ‘경제결정론’이라 비판해왔다. 그리하여 ‘문화적 요인’을 설명하고 발견하는 것이 사회학의 중요한 정체성을 구성했다고 할 수 있다. 이 연구에서는 집단적 무기력증, 게으름을 ‘사회적 사실(social fact)’로 다루고 있는데, 그것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이 연구의 조사 대상이 “실업자 개인이 아니라 실업자 공동체”(63쪽)라는 점, 또 이러한 집단적 무기력증이 이 지역사회의 장기 경제 불황을 지속시키는 기제로 작동한다는 점(173쪽), 그리고 그러한 태도가 지역 사회 관계와 후속세대의 태도를 변화시키는 현상 등을 다룬다는 점이다. 즉, 이 연구는 경제 데이터로 측정되는 것들 외에도 사회관계나 집단의식, 개별 가구의 대응 태도 등을 ‘사물(thing)’처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고전 사회학의 실재론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된다.      


   사실 이 연구는 곳곳에서 고전 사회학을 떠올리게 한다. 주지하다시피 이들은 집단적 무기력증을 사물(관찰할 수 있고, 개인에 외재하며, 강제력을 지니는 특성이 있다)처럼 다루는 태도 외에도 고전사회학의 자연주의적 태도를 연상하게끔 하는 부분이 또 있는데, 바로 100여 가구를 조사하고 이들 가구가 각기 빈곤이라는 상황에 대응하는 태도를 네 가지 유형의 태도 범주로 나눈 것이다. 네 가지 대응 유형은 각각 ‘온전’, ‘체념’, ‘절망’, 그리고 ‘냉담’으로 분류된다. 이들 중 ‘체념’ 범주가 조사 가구의 과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며 평균적인 태도 유형으로 보인다. ‘체념’은 장기적인 계획이나 전망이 없고, 욕구 역시 기본적인 생필품에 한정되지만, 적어도 살림에 대한 통제력은 잃지 않았으며, 현재 상태에 대해서 그나마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이다(135쪽). ‘온전’유형은 그와 달리 여전히 장기적인 계획과 전망이 있고, 생활에 있어 목적의식적인 태도를 보이는 집단이다(같은 쪽). 반면 ‘절망’과 ‘냉담’은 현재 상황에서 어떤 행복도 느끼지 못하고, 삶이 붕괴되었다는 경험을 하는데 두 범주 간의 구별은 어떤 영역에서의 붕괴를 경험하는가에 있다. 전자는 현재 상황에 대하여 희망이나 적어도 약간의 행복을 경험하지 못한다 해도 살림을 관리하려는 태도와 의지는 보이지만, 후자의 경우 가정생활과 살림관리 모두를 포기한 경우들을 일컫는다(136~137쪽). 태도 유형에 따른 범주 구별은 마리엔탈의 집합적인 의식을 규정하는 데에 그 의미가 있다. 이 연구의 목적이 비록 사회생활의 규칙성이나 법칙을 정립하고 증명하는 것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마리엔탈 사회의 건강한 재생산을 방해하는 기제로 ‘집단적인 무기력증’을 포착하고, 설명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고전사회학의 목표와 의미를 지녔다고 할 수 있다.           


3. 《마리엔탈》의 연구방법론

   이 연구가 특히나 흥미로웠던 것은 바로 연구방법론 때문이다. 사실 이 연구에서 사용된 사회지학(sociography)에 관해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사회지학이 무엇이며, 어떤 방법론인지 이 책만 읽고서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또 이 연구에서는 사회지학이 무엇인지 그것 자체에 관해서는 상세하게 설명하지 않고 있으므로, 이 연구에서 관찰되는 방법론적 특성이 사회지학의 것인지, 이 연구 프로그램만의  독특한 것인지를 구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가능하다. 이 책의 곳곳에서 관찰되는 몇 가지 방법론적인 특성들이 있는데 그것이 어떤 이유에서 채택된 것인지 추론해보는 것이다.      


   우선, 이들은 특정한 연구방법에 제한되지 않고, 마리엔탈 지역사회를 설명할 수 있는 자료라면 무엇이든 수집하고 활용했다. 마리엔탈 지역의 가구에 관한 파일이나 노사위원회 보고서와 고충 처리연구 등 비개입적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자료들만 수집한 것이 아니라 생애사를 다룬 인터뷰나 의류 지원 사업을 빌미로 가구를 방문하고, 여성 면접자들을 모으기 위하여 패턴 디자인 강습이나 여학생 체육 교실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조사를 수행했다. 이들이 이렇게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고 다양한 방식의 조사를 수행한 이유는 기존의 연구지형이 “공식 통계로 나타난 앙상한 숫자와, 갖가지 우발적인 인상에 노출되기 십상인 문학적 설명”으로 이분화되어 있다고 보았고, 이러한 연구 관행 사이의 대립을 극복하고 연구 대상에 대한 종합적이고 구조적인 지식을 구축하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이다(52쪽; 61쪽). 그러므로 이들에게는 생산된 지식의 통합(integration)이 중요한 과제였으며, 여러 가지 연구방법을 활용하여 마리엔탈 지역사회에 관한 전반적인 지식을 구축하고 이를 종합하고자 했다(55쪽; 237쪽). 이 연구의 목적이 방법론의 개발이나 발전에 목적을 둔 것이 아니라서 자신들의 방법론의 특성들을 상세하게 설명하지 않았지만, 훗날 ‘삼각측량법(triangulation)’과 ‘다중방법론(multimethod research)’의 초기 시도 중 하나라고 여겨진다. 하지만, 한 가지 유념해야 할 사실은 이들이 이야기하는 종합이나 통합이란 당시 게슈탈트(Gestalt)학파에서 통용되던 ‘전체’와 ‘종합’의 의미에 한정된다는 것이다. ‘기계적 종합’이라고 비판받을 여지도 상당하다. 마리엔탈 사회에 관한 다양하고 많은 자료를 수집할수록 그 사회에 관한 온전한 지식을 구축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들의 조사 수행 단계에서 관찰되는 다른 특징 하나는 특유의 논리 실증주의적인 태도에 기초한 경험연구의 강조라고 할 수 있겠다. 이들은 마리엔탈 지역사회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이론적 접근도 배제하고, 그들이 현장에서 수집하였던 자료들을 토대로 하여 지식을 구축한다. 이러한 접근방식은 연구자 중 한 명인 라차르스펠트가 이후 미국 사회학의 양적방법론을 발전시키는데 어떤 역할을 했는가 떠올려본다면 이해할 수 있다. 미국 사회학에서 라차르스펠트는 방법론적 실증주의(methodological positivism)에 입각하여 문화와 의식 등을 관찰하고 분석할 수 있는 도구들을 수학적 형태로 개발하는데 큰 공헌을 했다. 이 책에서도 그의 도구적 실증주의에 관한 태도를 엿볼 수 있는 구절들이 존재하는데, 예컨대 다음과 같은 구절이 대표적이다. “우리는 객관적으로 입증되지 않는 인상을 모두 배제하는 식으로 사회 현상에 관한 모든 기술에 내재하는 주관적 요소를 최소한으로 줄이려 했다.”(62쪽) 이와 같이 주관적인 서술을 최대한 배제하는 방식으로 ‘객관성’을 확보하려 하였는데, 이들 연구자들이 다종다양한 조사자료들을 활용한 이유도 사실은 의식과 문화라는 특수한 연구주제를 다루는 연구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주관성의 요소들을 최대한 제거하기 위함이었다. 라차르스펠트의 미국판 서문과 차이젤의 후기에서 읽어낼 수 있듯이 당시 이들과 같은 연구자들에게 객관성의 확보라는 중요한 과제는 20세기 미국에서 사회조사(survey)의 수량화와 그 도구들을 개발하는 밑거름이 된다.     


4. 나가며

   내가 이 책을 읽기 전 품었던 기대와는 달리 이 책은 그 내용보다는 방법론이라는 측면에서 나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다. 처음에는 이들이 자신의 방법론에 관한 태도가 연구 초심자에게 어떤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이들은 연구에 뛰어들면서 선행연구나 이론에 관한 꼼꼼한 검토를 거치지 않고 시작했다. 그리고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사실들을 유연하게 받아들였을 뿐 아니라 자신들의 연구결과를 발전시키는 토대로 삼았다. 이 사실이 현장 연구를 두려워하는 나에게 불어넣어 준 한 가지 용기였다. 또 다른 것은 연구에 사용된 방법론에 대한 평가에 대응하는 태도이다. 방법이 얼마나 유용한지를 판단할 수 있는 것은 그것 자체의 엄격함이나 정교함이 아니라 그것으로 구축된 연구결과라고 주장하는 구절을 서문의 마지막에서 찾아볼 수 있다(72쪽). 이러한 태도는 사회학에서 방법론의 타당성은 연구 과정의 엄밀한 규칙과 원칙이 아니라 오히려 연구 결과의 설명력에 있다는 주장을 떠올리게 하면서 연구방법의 도구적 타당성에 지나치게 매달리지 않을 것을 깨닫게 하였다.


   이 책의 후기까지 읽은 후, 나는 이 연구가 사회학의 역사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가 문득 궁금해졌다. 그래서 책을 읽은 후 내 방과 컴퓨터 곳곳에 빛이 바랜 채 숨죽이고 있는 사회학 연구방법론에 관한 개론서와 방법론의 역사에 관한 글들을 다시 꺼내어 보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라차르스펠트의 정체가 탄로나게 되는데, 이로 말미암아 미국 사회학의 역사에 거의 무지하다시피 한 나는 라차르스펠트와 밀즈(C. Wright Mills)의 관계를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의 서문과 후기를 다시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이 연구자들의 오스트리아 학파 특유의 경험주의에 관한 태도가 이 연구의 과정과 이후 미국사회학의 형성사에서 매우 중요하게 느껴졌고, 이 책의 내용에서 미국 사회학을 지배하는 양적방법론의 이데올로기의 기원을 찾고 싶었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 사용된 방법과 객관성에 대한 태도는 사실 꽤나 유연하다. 물론 라차르스펠트가 자신들의 방법이 정교하지 못했다고 회상하는 부분들이 있기는 하지만, 이들은 주관적인 서술과 객관적인 자료들을 적절하게 결합할 것을 방법론적 원칙으로 삼았기 때문에 특유의 기술자와 같은 면모(technical)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래서 나는 이 연구를 ‘고전’으로 분류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사회학을 접하는 누군가에게 선물하고픈 책이다. 케케묵은 낡은 개론서와 강의 교안에 쓰인 키워드로 배우는 사회학사보다 더욱 생생하고 재미있는 사회학사를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 대한 한 가지 아쉬움이 있는데, 이건 번역자가 나와는 다른 목적으로 책을 읽었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물론, 나와 다른 목적으로 책을 읽는 이가 있다고 하여 그것에 대해서 평소 볼멘소리를 하고 싶은게 아니다. 그러나 보통 번역서를 고를 때, 번역가의 후기나 글을 보고 결정하는 경우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더욱 아쉬웠다(내가 그러기에....). 아마도 번역가는 이 책의 한국어판을 내기로 마음먹었을 때, 실업이 중대한 사회문제로 떠오르는 오늘날의 한국사회를 설명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는 『마리엔탈』 연구가 오늘날 독자들로 하여금 노동의 의미를 재고찰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나 또한 오늘날 지방의 제조업 도시가 재생산의 위기를 경험하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관찰하고 설명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던 찰나였기 때문에 번역가의 후기만 보고서 이 책을 대뜸 집어들었다. 하지만, 당시로부터 거의 한 세기가 지난 오늘날 이 고전적 연구가 현재의 한국사회의 실업문제와 지역재생산의 위기에 대해서 할 수 있는 말은 별로 없다. 그럼에도 이 책을 봐야하는 이유는 ‘실업’ 때문이 아니라 사회학의 의미와 방법에 대한 연구공동체의 논의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미국의 사회학계에서 벌어진 방법론 논쟁과 수량화의 이데올로기에 관한 비판을 알고 싶다면, 다음의 글들을 추천한다.

이기홍. (2018). "양적 방법은 미국사회학을 어떻게 지배하게 되었나?".《사회와 이론》32집: 7-60쪽.

C. 라이트 밀즈. (2004). 《사회학적 상상력》. 강희경·이해찬 옮김. 돌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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