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햇볕에 잘 익은 포도송이처럼 향기로운 매일을 가꾸며
향기로운 땀을 흘리고 싶다/
땀방울마저도 노래가 될 수 있도록/ 뜨겁게 살고 싶다/
여름엔/ 꼭 한 번, 바다에 가고 싶다/
바다에 가서/ 오랜 세월 파도에 시달려 온/ 섬 이야기를 듣고 싶다/
침묵으로 엎디어 기도하는 그에게서/ 살아가는 법을 배워 오고 싶다/
이해인의 <여름일기 1>을 읽어드렸습니다.
많은 분들이 대부분 곤혹스러워 하는 '여름 햇볕'은
시인에겐 포도송이랑 땀방울을 향기롭게 여물게 하고
그래, 땀방울도 노래가 되게 하는 존재라네요.
시인은 또 여름엔 바닷가에 작은 섬 이야기가 듣고 싶다고도 하죠.
우리도 그렇죠. 이런 여름날이면 다들 가슴속에
광활하고 청량한 바다를 품게 되지 않나요
언제부턴지 몰라도 벌써 마음 속엔 먼 바다가 통째로 들어차서
바닷바람과 파도소리를 떠올리게 되곤 하죠.
향기로운 땀을 흠뻑 흘려보고 싶다는 생각 그대로,
나무처럼 선 우리들 팔둑의 가지가지 마다 마른 이마 위에도
포도송이 같은 땀방울 송골송골 맺히던
초여름 날씨였네요
땀에 몸이 좀 축축해 지셨더래도
이열치열 즐거이 유쾌하고도 화끈하게 그리 살아봐요.
일상 그 어디 계신 여러분 소망의 갈피와 갈피, 마디와 마디
가슴 밭 씨앗 심어둔 이랑과 이랑 마다를
속 시원히 통풍 잘 되도록 부채질 해드리고 싶네요.
그렇게, 투명햇살 넘실댔던 싱싱한 토요일입니다.
바다까지는 아니더라도 멋드러진 주말계획은 짜보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