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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칠한 꾸꾸 Oct 19. 2023

아프니까 팀장이다

어서 와... 팀장은 처음이지?

 정말 멋진 팀장이 되고 싶은데,
무엇이 문제인지..
점점 자신이 없어집니다.

『 처음』은 언제나 '긴장'과 '설렘'으로 기억된다. 입속 침은 마르고, 손에는 땀이 나고, 눈앞은 깜깜해져 주변을 살필 여유가 없다. 잘 해내겠다는 마음이 클수록 몸에는 힘이 들어가고, 지켜보는 상대도 편하지 않다. 보통 어떤 공간이나 사람이 '편하다'는 감정은, '나에게 피해가 없고 안전'하다고 느낄 때 생긴다. 


사람들은 초심자들의 서투름을 이해하기에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그런 '불편함'도 반복된다면 그 관계를 지속하기 어렵다. 불편한 관계에는 '신뢰'가 없다. '불안함'과 '불신'이 자리 잡고 있다. 믿음이 없으니 안전하다는 느낌도 가질 수 없다. 그야말로 악순환의 연속이다.




몸의 힘을 빼는 것이 모든 운동의 시작이라고 한다. 그런 후에야 제대로 된 기술을 사용할 수 있고, 긴 연습을 통해 몸에 기본기가 익숙해지면 상황에 맞춰 임기응변까지 가능해진다. 결국 초심자들에게는 숙련의 과정이 필요하다.


실력 좋은 선수였다고 바로 훌륭한 코치가 되는 것이 아니듯, 우리들 대부분은 타고난 역량이 훌륭하거나 실무자 때부터 관리자로써의 자질을 갈고닦은 극소수 천재가 아니기 때문에, 유능한 실무자가 승진과 함께 바로 훌륭한 관리자가 되는 경우를 나는 거의 보지 못했다. 대부분 부끄러운 실수와 실패를 딛고 성장한다.


요즘에는 중간관리자인 팀장들의 어깨가 무겁다. 예전 같은 권한과 권위도 없고, 성과를 독촉하는 무수히 많은 기준들은 쏟아지지만, 내 맘 같지 않은 직원들은 야속하다. 그렇다고 짜증을 내었다간 정신 나간 꼰대로 낙인찍히기 십상이다. 참 어렵다.


리더십은 정답이 없다. 과거 성공한 경영자들의 위기극복 스토리들만 있을 뿐이다. 우리는 경영의 구루들의 매뉴얼에 의지해서, 지금 나에게 최선의 리더십을 발휘하며 조금씩이라도 진화해 나갈 뿐이다.

 


다만, 조금씩 힘을 빼고 주변을 보려는 노력을 추천한다. 부끄러운 나의 과거까지 공유한 친구들과 오랜 교류가 가능하고, 고난의 시기를 함께 지내며 인성의 바닥까지 보아 넘긴 부부만이 갖는 깊은 동지애가 있는 것처럼... 회사도 사람 사는 공동체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남의 일에는 관심이 없어서 표현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오해가 더 많이 쌓이기 전에... 긴 시간을 함께 할 동료들이라면, 조금 더 솔직하게 나를 보여주는 건 어떨까? 힘들면 도움을 구해보는 것도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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