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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칠한 꾸꾸 Oct 26. 2023

월급은 어쩌면, 사람들과의 시간을 견뎌낸 인내의 대가

회사는 나를 위한 조직을 준비해 주지 않는다!


투자(投資, Investment)는 이익을 얻기 위해 돈, 노력, 시간을 들이는 행위로 더 좋은 가치를 가지는 미래의 무언가를 얻기 위해 현재 가진 것을 희생하는 결정이다.


- 직장인들의 꿈 '파이어족'


나는 노동력을 제공하고 그 대가를 받아 생활하는 직장 근로자이다. 그런데, 수년 전부터 '파이어족'이 직장인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사실 나도 매일 퇴근길 막히는 버스 안에서 이 지긋지긋한 노동현장 탈출을 꿈꾼다.


사실, 파이어족 준비는 어쩌면 814만 분의 1 확률 로또복권을 사는 것보다 훨씬 더 현실적 방법으로 '노동'으로부터 자유를 얻을 수 있는 분석적 전략계획이다. 그래서, 파이어족 열풍은 환호받았다. ① 절약을 통해 생활비 규모를 줄일 습관을 만들고  →  ②  25년 치 생활비('현금자산')를 확보한 후 →  ③ 이것을 S&P500 같은 우수한 금융상품을 통해 연간 4% 수익의 현금 파이프라인을 만든다면 파이어족 생활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노동을 벗어난 자본가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시나리오의 전제조건(주식가격의 평균 4% 성장과 물가 수준 유지 등)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급등하기만 하던 '가상화폐, 부동산, 주식 등' 자산가격이 급락하고, 물가는 급등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경제도, 4% 계획도 휘청이며 '재취업붐'으로 이어지고 있다.


충분히 안정적인 수준까지 자산을 준비하지 못했다면? 이제 한동안 '파이어족' 꿈은 잠시 내려놓고 직장 근로자로 조금 더 미래를 위한 투자(노동)를 이어가야 한다. '투자'에는 필연적으로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 '일은 조금 더 할 수도 있지만, 사람들이 힘든 건 정말 견디기 힘들어'


회사조직 인력구성은 이윤을 목적으로 과업을 달성하기 위해, 월급을 대가로 사람들을 모아 놓은 단위이다. 그렇다 보니 구성원들 간의 친밀도를 우선하여 배치하지 않는다.


회사는 월급의 대가로, 회사가 정해준 동료들과 정해진 기한 내 과업을 완수해야 하는 미션(노동)을 던진다. 거부하기 어렵다.


반면, 나에게 결정권이 있는 모임에서는 언제든지 가입과 탈퇴를 할 수 있고 학교에서도 내가 어울릴 친구를 결정할 수 있다.


인사발령으로 만난 동료들이 마냥 좋고 찰떡궁합인 경우를 희망하는 것이 비현실적인 이유이다. 손님을 가게주인이 고르지 못하는 것과 다르지 않겠다. 


하지만, 아주 가끔씩 그런 비현실이 현실에 펼쳐지기도 한다. 그러면, 그때는 정말 운이 좋았다고 밖에 할 수 없다.


게다가 최근 재무담당자의 수천억 대 횡령 등 언론보도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통상적으로 부패/비리 행위는 잘 한(지낸)다고 이동(순환배치) 하지 않거나, 친한 관계의 두세 명이 도모할 수 있을 때 일어나기도 은폐되기도 쉬워지기 때문에,


회사는 부패리스크 관리측면에서도 의도적으로 배우자 등 친밀한 관계의 직원들을 연관업무에 배치하지 않고, 내부규정으로도 사내조직 등 카르텔을 형성하는 등 조직문화를 해할 수 있는 행위를 강하게 규제를 하기도 한다.



- '월급'은 '인내의 시간'에 대한 보상


그래서 나는 '월급'을 이렇게 내가 원하지 않지만, 회사에서 지정해 준 사람들과 부딪히며 인내한 대가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나와 함께 일했던 많은 직원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겠지? 우리 모두 조금씩 불편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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