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잦은 만남을 통해 벽을 허물고, 망가진 모습으로 실수해도 적당히 이해해 주는 끈적한 상태이어야 진정 소통하고 있다는 공감대가 있었다.또한 그런 시간이 쌓인 만큼 내 편이라는 확신도 굳어지며 관계가 더욱 돈독해졌다. 부끄러운 비밀까지 공유한 끈끈한 무용담은 늘 술자리 안주였다.
술잔 돌리기 찌개 한 그릇에 모두의 숫가락 가족 같은 회사 친구 같은 동료
<소통>의 다른 의미, 그 어색함
하지만, 코로나 위기를 지나며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소통>이 정의되고 있음을 절감한다. 나의 영역으로 불쑥 들어오는 건 무례하다. 요즘시대에는 서로간에 놓인 벽을 강제로 부수고 한 덩어리로 얽히는 방식이 아닌, 서로 지켜야 할 선을 지키려는 노력을 소통의 시작으로 본다.
상사가 주도하는 교류를 통한 친밀감에서 서로간의 존중을 바탕으로 한 교류로, 그리고 '우리'라는 집단 중심에서 '나'를 중심에 둔 선택적 교류로 변화하고 있다.
친해도 반말은 기분 나쁜 것 업무지시는 명확하고 구체적이어야! 근무시간 이후는 오롯이 개인의 시간 저녁회식 보다는 점심회식과 커피
그러니, 과거방식에 익숙한 세대는 다소 거리감, 어색함을 느낀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상대방이 불편하다는데..
본질적인 '소통'의 목적은 회사가 부여한 미션을 잘 수행하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실제 업무에 몰입해야 할 요즘세대 직원들의 요구를 최대한 맞춰주는 것이 맞겠다. 그것이 효과적 방법이다.
'존중' ; 선 긋고 지키기, 관계맺기의 핵심
연인이나 친구관계 등 상대와 좋은 관계를 맺고 싶다면, '어떤 교류를 원하는지?', '어떤 것이 불편한지?', '어떻게 하면 좋아할지?' 등 세세한 질문으로 상대방의 요구를 알려고 많은 노력을 한다.
같은 맥락에서 요즘세대 관심사를 서점가의 잘 팔리는 주제로 유추해 보자면, '나 답게 살기', '신경끄기' 등과 같은 제목들이 유독 많이 눈에 띈다. 강요된 관계로 인한 불편함과 원하지 않는 관계로 인한 고민이 느껴지는 주제들이다.
우리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관행과 불편함으로 서로에게 강요할 수 있는 관계로 인한 부담을 낮추고 서로간의 선을 지키려는 존중의 태도가 <소통>의 핵심이겠다.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는 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