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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earest Blue Aug 24. 2019

여름의 끝   자        락

오랜만에 평소 공부 하던 데이터 관련 책이 아닌

다른 책을 책장에서 꺼내 들었다.



한 밤 중에도 바깥 풍경이 훤히 내다 보이도록

커다란 창문을 활짝 열어 둬야 할 정도로

방 안을 둘러싼 공기마저 뜨겁던 여름에 어느덧

마침표가 찍혀 가고 있었다.



어린시절 꼭 이 맘 때 쯤의 계절을 유난히 좋아했던게 기억 난다.


한 뼘 정도 되는 크기로 살짝 열어둔 창문 사이로

갑작스레 불어오는 바람을 좋아 했다.


몇 년 새에는 그랬던 취향이 바뀌어

햇살에 진한 녹색 나뭇잎이 반짝이는 여름 날들을

가장 좋아하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이런 시기가 오면

계절이 바뀜을,

달력이 얄팍해 지는걸 온도와 습도, 풍향 따위의 것들이 애써 소상히 알려주는것만 같아

괜스레 쓸쓸해 진다.



아마도 20대의 어느 날의 계절이 깨나 오랜시간

여름에서 여름으로만 흘렀기 때문이 아닐까?



초가을의 바람 움직임 사이 사이로

찬 풀벌레들의 소리가 움직인다.



얼마전 공개 된 여름의 끝자락의

선율이 조용히 흐르는 지금,

손으로는 책 장을 한 장씩 넘겨가며

가사들을 조곤 조곤 반추하고 있다.








음원이 처음 공개되던 그 순간

우리는 한강으로 향했다.




날씨와의 어울림에 감탄하며

그리고 그와 동시대에 살아감에 감사하며

오랜만의 신 곡에 즐거움으로 충만하였다.




그랬던 감정들은 어디로 가버린 것인지

여러번 되내이며 들을 수록

어딘가 모르는 허전함과

어딘가 모르는 쓸쓸함이 더 해 간다.







어찌되었든,

이 노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 되어 가고 있는 중 이다.




이번 MV 영상을 보며

이제 가수 김동률은 그 혼자로서 존재 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 영상, 미술, 연기자의 영역을 넘어

김동률스러움을 잘 나타내어 주는 그 다움과 風을

완성했구나를 느꼈다.



간혹 지인들에게 김동률을 가장 좋아한다고 하면,

이번 곡도 예전 곡이랑 너무 비슷하던데? 라고 짖궂게 얘기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때면 그게 김동률스러움이야라고

대답해주곤 했었다.


사실 그들은 김동률의 잘 알려진 곡들만 듣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동반자나 희망 jump 너에 관한 나의 생각 귀향

고독한 항해 j's bar 와 같은 곡들을 들어보라고 권하기보단 김동률스러움을 강조하며 응수하곤 했었다.




이번 곡도 아마 그런 이들로 부터는 수 많은 김동률의 곡 중 또 다른 한 곡이라고 불리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마 그의 오랜 팬들에게는

대중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곡이 아닌

스스로 만들고 싶은 곡을 만들어 주었기에

더욱 큰 선물일 것이다.



그 다운 곡이기에 오래도록 고마운








-더운 여름의 끝자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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