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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카 Aug 15. 2018

방콕의 카페들

예쁜데 분위기도 좋아 게다가 맛있어

여행지에서의 카페는 소리 없이 무섭게 경비를 탕진시키는 주범이다. 걷느라 퉁퉁 부은 발과 긴장하느라 지친 정신에 잠깐의 휴식을 부여하고 다음 행선지로 떠나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 게다가 돈만 지불하면 얼마든지 맛있는 음료와 디저트도 맛볼 수 있다(특히 더운 나라를 여행 중이라면 매우 절실한).


방콕의 카페를 찾아가는 길은 신기한 경험이다. 대부분의 카페들이 주변 골목과 거리와 어느 정도 조화를 이루고 있는 반면, 카페만 따로 떼어 놓은 것처럼 덩그러니 놓여있기 때문이다. 매연을 내뿜는 오토바이가 시끄럽게 달리고 상점이 즐비한 회색빛 골목에 조용하고 깔끔한 카페가 위치한 이질적인 느낌은 마치 예쁜 케이크 조각을 잘라 놓은 것 같은 풍경이다.

방콕의 계절은 항상 후텁지근했기 때문에 원래 계획과는 상관없이 중간중간 카페에서 충전을 위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땀에 젖어 비틀거리며 문을 열고 들어간 카페에서 맛있는 커피를 맛보며 시원한 에어컨 바람 아래 기운을 차렸던 시간은 항상 만족스러웠다. 방콕에서 방문했던 거의 모든 카페를 이번에 소개해보고자 한다.


핸즈 앤 하트 카페 (Hands and Heart Cafe)

통러에 위치한 화이트 블랙의 조화가 매력적이었던 카페. 커피도 원두를 고르고 화이트 or 블랙을 선택할 수 있다. 메뉴와 분위기 모두 심플하고 매력적이었던 곳. 몇 년 전의 모습이라 지금은 또 바뀌었을지 모르겠다.



포큐파인 카페 (Porcupine Café)

아리에 위치한 카페. 최근에 아리 역에 들렀을 때도 똑같은 자리에 있어서 반가웠다. 나무와 돌을 주 재료로 한 자연 느낌의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다. 맛있었던 치즈케이크!



(언) 패션 카페 ((Un) FASHION Cafe)

다른 카페들과는 다르게 생뚱맞게 위치한 곳은 아니다. 에까마이 역의 편집샵, 네일숍이 모여있는 곳에 위치해 있으며 매력적인 외관을 보면 이곳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는 사람이더라도 한 번쯤은 멈춰서 구경해볼 것만 같다. 벽 한쪽에 길게 창이 난 자리에 앉으면 마치 기차를 탄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언) 패션 카페는 사실 에까마이 역에서는 조금 걸어야 하지만 주변에는 즐길 거리들이 많다. 편집샵 어니언에서 쇼핑도 잠깐 하고, 네일숍에서 관리를 받거나 헬스랜드에서 마사지를 받은 뒤 사바이 짜이에서 저녁을 먹는 코스도 꽤 괜찮을 것 같다.



카사 라핀 x26 (Casa Lapin x26)

프롬퐁 역 근처에 위치. 첫 번째 방콕 여행에선 원데이 호스텔에 묵었는데 호스텔 바로 옆에 위치한 카페다. 일정을 마치고 자러 가기 전에 커피 한 잔 했던 편안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에까마이 마끼아또 (Ekkamai Macchiato)

어덜트 아포가토라는 메뉴가 궁금해서 찾아갔던 곳. 테이블 간의 간격이 좁아 여유 있는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오렌지와 초콜릿 조합의 맛이 인상적이었다. 그나저나 컵 윗부분에 녹인 초콜릿 데코레이션은 요즘 트렌드인가? 여러 방콕 카페들에서 저런 식의 비주얼을 볼 수 있었다.



바 스토리아 델 카페 (Bar Storia del Caffè)

1층에 카페, 2층에 마사지숍 '캄 스파'가 있는 이 건물은 '아리는 정말 예쁜 곳이다' 라는 인식을 갖게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차분한 녹색의 외관에 클래식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는 카페. 식사 메뉴를 비롯 굉장히 다양한 메뉴들이 있어 다 먹어보고 싶었다.



리틀 선샤인 카페 (Little Sunshine Cafe)

바와 스파 플론칫 지점 건너편에 집처럼 아기자기하게 지어진 카페가 있다. 아담하고 숨겨진 곳에 있기 때문에 생각지 못하게 발견했었다. 웬만해선 플론칫 쪽에 갈 일이 없다는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바와 스파에 갈 일이 있다면 점심 한 끼 해도 괜찮은 곳.



4th 플로어 드립 바 (4th floor drip bar)

프롬퐁에 위치한 곳으로 이름처럼 정말 4층까지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조그만 주방에 달린 나무로 된 바 테이블, 나선형 계단으로 연결된 복층의 구조, 태국의 전통재료와 퓨전인듯한 개성 있는 메뉴들. 

마음에 쏙 드는 카페라 생각하며 사교성이 좋은 주인 분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오늘(6월 30일)이 마지막 영업일이라는 놀라운 말을 들을 수 있었다. 깜짝 놀라 하는 내 모습을 보며 럭키하다며, 다른 지점을 준비할 것이라 말씀해주셨다. 아직 지역은 미정이라고 했지만, 시간이 지나 새로운 장소에 자리를 잡았을 때 다시 찾아가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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