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보지는 못했지만

낭만사전 #6 SNS / SNS에서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

by Philip Lee

SNS. “‘Social Network Service’ 의 약자로, 인터넷을 통해 서로의 생각이나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해 주는 서비스를 말합니다.” 인터넷에서 친절히 설명하고 있다.


그곳에 글을 올리면 사람들은 반응한다. 그 글에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덧붙여 댓글을 단다. ‘좋아요’ 같이 간단히 반응하기도 한다. 사진을 올려도 마찬가지.


6.sns사진.jpg


만약, ‘뜨거운 감자’가 되는 글을 쓸 경우는 어떨까. 정치성향, 동성애, 종교, 혐오 등의 민감한 주제 말이다. 갑론을박이 펼쳐진다. 처음엔 글을 쓴 사람을 공격, 혹은 옹호한다. 나중엔 댓글을 쓴 사람끼리 후반전이 시작된다. 총과 칼만 없을 뿐 전쟁터가 따로 없다. ‘세치 혀로 사람을 죽인다’라는 옛말이 전혀 틀리지 않다.


사람들은 SNS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한다. 올린 글과 사진에 사람들이 공감해주면, 행복해진다. ‘좋아요’수와 댓글수가 높으면 왠지 으쓱해진다. 친구 숫자나 팔로워(follower) 숫자도 마찬가지. 많으면 많아질수록 왠지 영향력이 커진 것 같고, 가만히 있어도 배부르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자신의 생각과 다른 글을 발견한다면 당장이라도 반대의 글을 올릴 수 있는 게 그들이다.(물론 무조건 옹호해야 하는 건 아니다. 최소한의 예의 없이 마구 올리는 반대와 무시의 글이 문제다). 몇 초 안에 친구삭제를 할 수 있는 사람도 그들이다. 아니면, 내가 올리는 모든 글과 사진에 아무런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 친구로 연결되어 있지만, 남과 남인 것이다. 게다가 대부분은 서로 보지도 못한 사람 아닌가.


‘눈’. SNS를 자판으로 입력하면 눈으로 바뀌는 경우가 종종 있다. ‘SNS’와 같은 자판이 ‘눈’이라니 아이러니하다. SNS에서 대화하거나 왕래하는 사람은 거의 ‘눈’으로 보지 못한 사람들 아닌가. 물론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들끼리도 SNS에서 깊은 교제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대개는 그렇지 못하다. 쉽게 욕할 수 있고, 토라질 수 있다. 금방 싫증날 수 있고 친구를 끊을 수 있다. 눈으로 보지 못한 남이니까....


SNS의 미덕이 많다. 쉽게 내 상태와 내 생각을 가감 없이 올릴 수 있고, 그러므로 타인과 쉽게 소통할 수 있다. 지구 반대편의 외국인과도 언어만 통한다면 마음을 나눌 수 있다. 이 미덕이 더욱 미덕이 될 수 있게 하는 건 무얼까?


이것만 기억하자. 내 글이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의 글도 소중하다는 것. 내 자존감과 위신이 중요한 만큼 다른 사람의 그것도 중요하다는 것. 마지막으로 한 번도 보지 못했지만, 계속 눈으로 보아왔던 사람인 것처럼 예의를 갖추라는 것!


결국 SNS가 사람냄새 나는 곳으로 만드는 건 우리의 몫이리라. 지금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나와 너의 손의 몫.
이전 05화한 문장, 한 구절, 한 단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