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Insight#19 /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내 인생이 영화라면.
나는 엔딩롤이 끝난 후에도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영화이고 싶다.
작고 밋밋한 영화일지라도
그영화에서 위안과 격려를 받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엔딩롤 후에도 인생은 계속된다.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내 인생이 계속 이어지길 진심으로 기원했다. 111쪽
제목만 봤을 때는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의 에세이인줄 알았다. 그렇지만, 소설이었다.
한두 시간이면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얇다. 내용은 그렇지 않다. 계속 곱씹을만하다. 죽음을 앞둔 사람과 악마의 내기. 웅장하고 크게 풀지 않는다. 그냥 내 모습 그대로의 악마와의 유쾌한 이야기다. 죽음을 너무 어둡게 묘사하지도 않는다. 그저 인간이 겪게 되는 하나의 과정 정도?
휴대전화, 영화, 고양이, 시계 등 우리네 인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 이것들이 과연 없어진다면? 이 가정으로 소설은 채워진다.
그러면서 과연 무엇이 중요한 것인가? 나는 무엇을 가치있게 생각하는가? 돌아보게 만든다. 그러고보면 요즘 일본 소설은 소소함 속에서 삶의 중요함을 잘 캐치해 나가는 것 같다. 역시 감탄하며 읽었던 <편의점 인간>처럼...
좋은 일본소설을 번역해 온 이영미 씨의 번역도 좋았다. 마치 한국소설을 읽는 것처럼 술술 읽혔다. 좋은 저자와 좋은 번역가가 좋은 책을 이처럼 좋은 책을 만들어낸다. 이런 좋은 책을 찾을 수 있는 밝은 눈이 필요하겠다. 이 소설은 영화로도 만들어졌단다. 한번 보고싶다.
휴대전화는 등장한 지 불과 이십 년 만에 인간을 지배해버렸다. 없어도 되었던 물건이 불과 이십 년 사이에 없어서는 안 될 물건인 양 인간을 지배하고 있다. 인간은 휴대전화를 발명하면서 휴대전화를 갖지 못하는 불안도 동시에 발명해버렸다. 49쪽
우리는 전화가 생겨 곧바로 연결되는 편리함을 손에 넣었지만, 그에 반해 상대를 생각하거나 상상하는 시간은 잃어갔다. 전화가 우리에게 추억을 쌓아갈 시간을 앗아가고 증발시켜 버린 것이다. 74쪽
가족은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 가족은 ‘행하는’ 것이었다. 17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