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Book Insight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hilip Lee Jul 21. 2017

<그럭저럭 살고 있습니다>

Book Insight #24 / 어설픈 인생, 웃어 버리면 그만

<그럭저럭 살고 있습니다(오미야 에리 / 샘터)>


여기 한 여자가 있다시나리오 작가영화감독연출가, CF감독이렇게 멀티플레이를 할 수 있다니... 근사한 경력이다오미야 에리그렇지만그녀의 삶은 좌충우돌중구난방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사건을 일으킨다

   

몇 개만 소개한다굳세게 마음을 먹고 단식을 하고숙변을 기다린다좋은 성과를 내보자고 같이 단식하는 사람들과 의기투합도 한다하지만단식 마지막 날그만 유혹에 빠졌으니...

   

“완전 단식이니 소금도 효소도 먹지 말아야 하는데.... 
맥주를 조금 섭취하고 말았습니다.” (32쪽)
   

느닷없는 음주의 고백에 모두들 아연실색술과 관련된 에피소드는 또 있다술에 만취하고 나서 그녀가 저지른 행동은 기절초풍이다아끼던 노트북에 카레를 붓기도 하고집 문을 못 따들어가지 못하고 울기도 한다이처럼 필름이 끊기는 현상이 그녀에겐 일상다반사.

  


 

그 외에도 맘대로 스키복을 리폼한 엄마와의 에피소드위기일발 장롱면허 탈출기평범해 보이는 도시락 이야기숭고한 인디언 의식에 참여한 이야기... 

   

그녀의 웃픈 이야기를 보다보면마치 인기리에 방영중인 시트콤 드라마를 보는 것만 같다책의 곳곳에는 신선하고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가득 차 있다한 번도 만나지도듣지도 못했던 일본의 싱글녀이지만그녀는 마치 나와 대화하는 것만 같다.

   

순발력이 부족하다. 여러분은 어떤가? 
그때 왜 이런 말을 못하고 저런 말을 했을까 후회한 적은 없는지? (55쪽)

   

그녀의 이야기를 쭉 들으며지금 나의 모습을 그려본다내가 기다리는 버스나 지하철은 늦게 오고아이와는 점점 서먹해져가고늘어나는 뱃살은 줄어들 기미가 없다그것뿐인가남들은 승진도 빨리 하는 것 같고집도 빨리 사는 것 같고좋은 기회를 잘 잡는 것 같은데... 나는 맨날 그대로인 것 같고... 이런 내게 사고뭉치의 오미야는 말한다.

   

여러분이 이 책을 읽고 ‘이 사람도 실수를 하고 바보짓도 하고
수많은 좌절을 겪으며, 그래도 열심히 살고 있구나. 
나도 분발하자’라고 힘을 내거나 
‘이 사람도 참 어설프네. 되는 대로 사는 것 같군. 
오히려 내가 낫다. 왠지 마음이 편해졌어’
하고 위로받으면 좋겠다. (201쪽)

   

아무 생각 없이 책을 읽다가 작가의 바람처럼 조금이나마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래한 번뿐인 인생 뭐 그렇게 심각하게 살 필요 있나힘들어도 그냥 웃어버리면 그만이지...’ 또 다른 위로와 기쁨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나도 이 말 한 마디는 해 줄 수 있을 것 같다바로 책의 제목그럭저럭 살고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오직 두 사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