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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hilip Lee Sep 06. 2017

<타마짱의 심부름 서비스>

Bookinsight#25 / 작은 모험의 첫걸음 내딛기

<타마짱의 심부름 서비스 (모리사와 아키오 / 샘터)>



'쇼핑 약자란 말이 있다주로 시골 노인들을 지칭하는 말이다시골은 도시에 비해 마트나 쇼핑센터가 적어이들은 생필품을 제때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고 한다타마짱의 심부름 서비스는 이들을 그린 소설이다

   

쇼핑 약자처음 보는 단어였다하지만 나하고는 상관없다며 외면해버릴 수 있는 단어는 아니었다. (78쪽)

   

20대의 젊은 타마미그녀는 큰 아픔이 있었다어렸을 때 어머니가 사고로 세상을 떠난 것필리핀인 새어머니가 생겼지만 매일 크고 작은 갈등이 있다그런 그녀는 쇼핑 약자의 안타까움을 외면하지 않고다니던 대학교를 중퇴하고 이동판매를 시작한다소꿉친구들로부터 도움도 얻고무서워 보이는 아저씨에게 일도 배운다곳곳의 할아버지할머니들은 사탕을 건네주기도 하고직접 홍보하는 등 온정을 베푼다.

흥미로운 점은 타마미의 주위의 인물들이 모두 자기만의 아픔을 갖고 있다는 것자기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고 있는 소스케직장에서의 어려움으로 집밖으로 나가지 않는 마키딸과 아내를 잃은 타마미의 외할머니 시즈코와 아버지 쇼타로타마미와 대립하는 것 같지만그녀의 새어머니 역시 어렸을 때 가족을 잃은 아픔이 있었다.

   

그들즉 아픔이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아픔에 머무르지 않았다더 나아가 이들은 적극적으로 다른 사람을 돕는다이들은 서로의 아픔을 치유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나를 볼 때 시즈코 할머니의 눈빛에는 엄마의 눈빛으로 통하는 은혜로움이 있다그 온도가 내게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준다나에게 시즈코 할머니는 특별한 존재이며 누구보다도 소중한 분이다. (77)

   

또한이 소설 곳곳에는 현실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문제들을 볼 수 있다농촌을 떠나는 젊은이들그곳을 지키고 있는 노인들자신의 뜻대로 진로를 펼쳐나가지 못하는 젊은이들늘어가고 있는 다문화 가정... 작가는 이런 문제들을 너무 심각하게 그리지 않고툭툭 던지듯이 건넨다.  

   

사실 이 소설은 실제 사건을 토대로 재구성한 것이다그렇기에 거창하고 큰 이야기는 아닐지라도 잔잔한 감동을 전해 주었으리라거기에다가 작가의 상상력과 맛깔나는 문체가 더해져 한편의 영화를 본 듯한 느낌이었다.

   

“인생은 딱 한 번 뿐인 ‘놀이 기회’래. 그러니까 즐기자고 마음먹은 사람만이 
‘작은 모험’의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대.” (263쪽)

   

인생의 한 번 뿐인 놀이기회를 잘 살려 작은 모험을 시작한 타마짱당차고 활기찬 그녀의 모습이 눈에 기억난다삶의 순간순간마다 시작될 모험에 그녀는 좋은 동반자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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