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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hilip Lee Sep 08. 2018

<아무 생각 없이 편히 살고 싶어>

Book insight #33 / 마음의 묵은 때를 없애려면

<아무 생각 없이 마음 편히 살고 싶어(가오리, 유카리 / 북폴리오)>

무언가 나에 대해 마음에 들지 않는 게 있다. 조금이나마 피해를 입게 되면, 걷잡을 수 없이 화를 내게 된다. 내가 바라는 대로 상황이 흘러가지 않으면 불안하고 화가 난다. 살면서 이런 경험이 많을 것이다. 이런 내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책을 읽었다. 『아무 생각 없이 마음 편히 살고 싶어』. 


이 책에서는 가상의 인물 엘리스가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녀는 얼마 전까지 구두 가게를 운영하고, 지금은 ‘마음 안경을 닦는 가게’를 하고 있다. 자꾸 나를 방해하는 상황이 닥쳤을 때, 화를 내는 사람에게 마음 안경과 연관이 있다고 말한다. 


마음 안경은 사람마다

각자 다른 것을 가지고 있어서

이 세상에 같은 안경이 하나도 없답니다.

각자에게 정확히 맞는 렌즈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렌즈는 저마다 가지고 있는

‘그 사람만의 생각’에서 만들어집니다. (44쪽)


아하. 안경 렌즈의 상태에 따라 내가 상황을 좋게도, 안 좋게도 볼 수 있는 것이다. 작가는 ‘가지고 있는 생각’의 차이 때문에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가 달라지고, 결국 ‘감정’의 차이가 생겨난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작가는 똑바로 볼 수 없게 만드는 집착, 즉 렌즈의 여러 가지 묵은 때를 말한다. 묵은 때는 아래와 같다.


‘어떤 상황에도 반드시 잘 해내야 한다.’

‘모두에게 미움을 받으면 안 된다.’

‘무엇이든 스스로 해야 한다.’

‘타인은 언제나 나를 배려해야 한다.’



이런 묵은 때가 있기에 평소에 별 것 아닌 상황에도 평정심을 잃었던 것 같다. 이어 작가는 ‘사고 습관’만 알면 고민의 원인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과거의 자신이 생각한 사고를

계속 가지고 갈지 내려놓을지는

지금의 자신이 스스로 선택해야 합니다.

당연히 그 선택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습니다. (115쪽)


내가 평소에 갖고 있던 묵은 때. 그걸 가지고 갈 것인가, 이젠 내려놓을 것인가. 나의 마음을 돌아본다. 마지막으로 책을 읽으며 내게 도움이 된 것은 책 말미였다. 바로 같은 고민을 반복해도 괜찮다는 것이다. 문제가 다 해결된 것 같은데, 얼마의 시간이 흐르면 똑같은 고민을 반복하는 나. 작가는 이렇게 위로한다.


구두를 닦아도 다시 먼지가 불고

얼룩이 생기는 것처럼 마음 안경 렌즈에 묵은 때가

다시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206쪽)


이 책은 ‘어떻게 하라’고 강요하거나 설명하지 않는다. 그저 우리의 깊은 마음속을 스스로 돌아보게 하고, 깨닫게 한다. 또한 마음의 묵은 때가 있는 것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 극히 당연한 것이라고 위로한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힘든 일도 나를 괴롭게 하는 일도 많다. 그 속에서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오늘도 내 마음을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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