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Book Insight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hilip Lee Aug 07. 2018

<연필의 고향>

Book Insight #32 / 우리가 잃어버린 건 무엇일까


‘연필’. 지금은 샤프와 볼펜에 밀려 잘 볼 수 없다. 그렇지만, 초등학교 입학했을 때 연필을 잘 깎아서 가지런히 필통에 넣어 학교에 갔던 기억이 떠오른다. 작은 손으로 연필을 잡고 삐뚤빼뚤 글자를 한 자 한 자 썼던 기억도 있다. 

김규아 작가의 『연필의 고향』은 어린 시절의 기억 속으로 우리를 이끈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예진이 교실에는 주인 없는 연필들을 보관한 ‘연필의 고향’이 있다. 주인들은 연필을 잃어버린 줄 모르고, 알아도 찾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샤프심 통의 샤프심만 쏙쏙 사라지는 일이 벌어진다. 샤프심을 잃어버린 아이는 점점 늘어나고, 예진이는 체육시간에 아파서 교실에 남아있던 중, 그 비밀을 알게 된다. 
   
짧은 내용의 동화책이지만, 읽는 내내 가슴이 따스해졌다. 소소한 줄거리는 내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연필, 지우개, 자, 필통... 한때는 내게 있어 제일 소중한 물건들이었는데, 지금은 어디론가 가버리고, 그 자리는 스마트폰과 노트북, 그 밖의 여러 것들로 채워져 있었다.

한편 작가는 연필과 색연필로 그림을 그렸다. 재료 특유의 질감과 세밀함이 잘 살아 있어 더욱 마음이 따스해지는 것 같다. 작가의 말에서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잃어버리기 쉬운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서 《연필의 고향》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잃어버리기 쉬운 것 가운데 ‘나’는 있어서는 안 되겠지요? 누구나 그런 마음일 겁니다.
잃어버려도 괜찮다고 생각한 것이 누군가에게는 ‘나’ 자신이며 ‘모든 것’일 수 있습니다. 

   
혹시 내가 잃어버리고 있는 것, 그것이 혹시 정말로 소중한 것은 아닐까. 내 옆에 있는 것들을 찬찬히 바라보고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다. 그럴수록 그것들은 더욱 빛나고 소중해질테니까...                                                  

매거진의 이전글 <행복을 연기하지 마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