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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hilip Lee Sep 12. 2018

<왜 이렇게 살기 힘들까>

Book insight #34 / 인생은 원래 그런 거야

                                                                                                 

<왜 이렇게 살기 힘들까(미나미 지키사이 / 샘터)>


‘왜 이렇게 살기 힘들까’, ‘진정한 나는 어디에 있는가’, ‘인간관계는 왜 괴로운가’, ‘힘든 시대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예전 같으면, 어려운 철학책에서만 봄직한 질문이다. 그렇지만, 이젠 너도나도 이런 질문을 해댄다. 확실한 답을 듣기 어렵기에 계속 질문은 늘어난다. 질문들에 성실히 답을 해주는 책을 읽었다. 『왜 이렇게 살기 힘들까』.
   
작가는 현재 일본 후쿠이현 레이센지의 스님으로. 강연과 저술 등으로 속세와 소통하고 있다. 저자는 자신이 직접 끙끙 앓으며 고민한 내용을 토대로 독자에게 말을 건넨다. 


일본은 매년 3만 명 이상의 자살자가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저자는 고독을 이렇게 말한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고, 자신의 괴로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뜻이라고. 이어 저자는 ‘온리 원’과 ‘넘버원’의 차이를 설명한다. 
   
온리 원은, 단지 그곳에 있기만 해도 가치가 있다는 말이 아니다. 그것이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가치는 비교 속에서만 나오며, 주위의 누군가가 정해주는 것이므로, 자기 혼자 말해 봤자 소용이 없다.
가치 있는 것, 의미 있는 것이란, 남과 공유함으로써 생긴다. 자기 이외의 누가 알아주거나, “그건 그렇군”하고 공감해 주는 사람이 있어야 가치도 뭐도 있다. (34쪽)

   
즉, 자기 자신이 소중하다는 의미는 본인 혼자서는 알 수 없다는 의미다. 저자는 온리 원이므로 소중하다는 것이 아니라 온리 원이면 괴롭다고 이야기한다. 잘 납득이 되지 않기도 하지만, 삶은 아름다운 부분만 있는 것이 아니라, 괴로운 부분이 확실히 있기에 수긍이 된다. 저자는 ‘나를 만드는 것’에 대해서도 말한다.
   
이 세상이 살기 어려운 것은, 근본에 ‘나를 만드는 것’이 괴롭다는 현실이 있기 때문이리라. 나를 만드는 것이란 ‘나’라는 주체를 만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136쪽)
   
나를 만드는 것이 힘들기에 어쩌면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어려운 것이리라. 힘든 세상에서 참된 나를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계속된 숙제이겠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그렇다면 힘든 시대를 어떻게 살아갈지 전한다.
   
사람은 ‘삶’의 힘과 깊이가 없으면, 산다는 실감을 느낄 수 없다. 바꿔 말하자면, 삶의 힘만 있다면 살아갈 수 있다. 요는 ‘아아, 산다는 것도 나쁘지 않군’ 하고 느끼고, ‘이런저런 괴로운 일도 있지만 인생도 살만 하군’ 하는 감각을 가질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259쪽)
   

저자는 삶의 힘을 이야기한다. 이어 이해와 거래를 넘어선 인간관계를 가질 때 삶의 힘이 얻어진다고 말한다. 결국은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인생은 넘어지는 것이다. 계속 넘어지는 가운데, 손을 내밀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나는 그런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 주고 있는가. 깊이 고민해 본다. 
   
이 책은 읽기 쉬운 책은 아니다. 불교적인 용어도 나오고 철학적인 내용이라 한 번 읽고 덮을 책은 아니다. 인생은 원래 괴롭고 슬픈 일이 더 많다는 것이 이 책의 전제이다. 그렇다면 ‘그런 인생을 어떻게 안전하게 살아갈까.’ 그것은 어쩌면 나 스스로 찾아가야 하는지도 모른다. 그 쉽지 않은 여정에 이 책은 좋은 동반자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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