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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약

by 청천

절약

우리는 흔히 절약을 ‘덜 쓰는 것’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절약이 단순히 돈을 아끼는 행위에 그친다면, 그 안에 담긴 더 깊은 의미를 놓치기 쉽다. 절약은 삶을 더욱 가치 있게 채우고, 우리가 진정으로 소중하게 여기는 것에 집중하도록 돕는 하나의 철학이자 삶의 방식이 될 수 있다.

어린 시절, 어머니는 늘 물 한 방울도 아끼라고 하셨다. 비가 오면 빗물을 받아 청소를 하시고, 무언가 만들고 남은 재료는 그냥 버리는 게 아니라 다른 쓸모에 새로운 부속으로 이용을 하셨다. 어린 마음에는 이런 어머니의 행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그것이야말로 자연과 일상의 순환을 존중하는 지혜가 아니었나 싶다. 절약이란 단순히 돈을 아끼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자원을 소중히 여기고, 그것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행위이니까.


현대 사회는 소비를 부추기는 시대이다. 광고는 끊임없이 더 많은 소비가 더 나은 삶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유혹한다. 하지만 우리는 정작 더 많은 물건을 소유할수록 마음이 더 비어감을 느끼기도 한다. 끝없는 소비가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것은 행복이 아니라, 오히려 피로와 공허함이다. 이때 절약은 우리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절약은 무언가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본질에 집중하는 일이다. 진정 나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내가 소중히 여겨야 할 것은 무엇인지 깨닫게 해 준다. 가령 커피 한 잔 값을 아껴서 나를 위한 책 한 권을 사는 일, 또는 불필요한 쇼핑을 줄이고 가족과의 시간을 더 가지는 일은 삶의 질을 훨씬 높여준다. 결국 절약이란 나에게 가치 있는 것에 더 많은 시간을, 에너지를, 그리고 마음을 투자하는 것이다. 또한 절약은 우리 주변의 환경을 지키는 첫걸음이기도 하다. 지나친 소비가 환경을 파괴하는 시대에, 작은 절약이 지구를 위한 큰 발걸음이 될 수 있다. 플라스틱 컵을 대신해 텀블러를 사용하고, 과소비를 줄이며, 에너지를 아끼는 일은 모두 절약의 연장선이다. 작은 절약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하지만 절약이란 단순히 금전적인 측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감정의 절약도 필요하다. 불필요한 걱정과 불만, 분노에 에너지를 쏟기보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지키는 것도 중요한 절약이라 할 수 있다. 나의 시간을 어디에 쏟을지, 누구와 함께 할지를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은 인생에서 가장 지혜로운 절약 중 하나일 것이라 생각한다.

절약은 궁핍함이 아니라 풍요로움이다. 절약을 통해 우리는 물질의 노예가 되는 것이 아니라, 물질을 현명하게 사용하는 주인이 된다. 절약은 단순히 무언가를 아끼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을 더욱 가치 있는 방향으로 이끄는 나침반이 된다. 지금 이 순간, 우리는 무언가를 더 가지려는 욕심을 조금 내려놓고, 내가 이미 가진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절약을 통해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꿈꾸고, 더 깊은 삶의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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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여기에 실은 사진에 대한 설명을 한답시고 이렇게 먼 길 돌아오고, 긴 글을 적었다. “비누 절약”에 대한 야그를 해보려고...

내가 소비하는 가정용 물품 가운데 가장 많은 용량을 차지하는 게 수돗물(화분 물 주기 포함), 화장지, 전기(TV, 인덕션, 컴퓨터 사용 등)에 더하여 ‘비누’가 되시겠다. 하루에도 여러 번씩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밀어내고 씻고 닦고 하는 통에 엄청 많은 양의 비누를 사용하는데 내 손이 다른 사람들 보다 큰 데다가 찌깐한 물건을 좋아하지 않다 보니 어지간히 닳게 되면 한쪽에 모아두었다가 몇 개를 붙여서 조금 더 사용을 한다.

그러다가 이번에는 수십 개 잔챙이들을 한데 모아 용기에 넣은 후 레인지로 가열, 한 덩어리로 만들었는바 그게 너무 크게 제작이 되어버렸다. 일반용 두 세배 정도? 하여튼 다양한 색상에 다양한 기능을 가진 비누들이 이번에는 어떠한 ‘시너지’ 효과를 낼지 궁금해하며 사용하고 있는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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