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by 청천

희망

가르치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교사가 담당해야 할 일은 수업하는 것 외에도 어마어마하게 많이 있다. 특히 部長이라도 맡게 되면 처리해야 할 잡무의 양 때문에 수업 전문인지 잡무처리 전문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일거리가 폭주한다. 담임 업무까지 하노라면 요주의 학생 상담에서 야간 자율학습까지 가끔은 몸뚱아리가 서너 개 정도 되었으면 할 때가 자주 있으니 이건 뭐... 그러다 보니 얼마 전부터는 극성스러운 학부형의 진상짓에 더하여 문제아 학생까지 차고 넘치는바 교사 직종이 갈수록 인기 하락이 되어가고 지원자까지 줄어들고 있는 상황 아닌가 한다.


오늘의 이야기. 생활기록부 기재란에 학생들의 진로 희망을 적어 넣는 곳이 있는데 그 옆에 담임의 조언을 적어 주도록 되어 있다. 대개의 경우 어렵지 않게 마무리를 하게 되는데 많은 횟수로 등장하는 표현이 ‘학생의 희망대로 지도함(또는 권함)’ 되시겠다. 담임이 보기에 너무 지나치거나 세상 물정을 너무 모른다(?) 싶으면, 그리고 부모의 의견이 일면 타당해 보이면 이렇게 적어주기도 한다.

‘부모의 의견에 따르도록 지도함...’


몇 가지 표현을 가져오면 이런 게 있을 수 있다.

- 교사 희망

"○○○ 학생은 타인을 배려하고 도움을 주는 것을 즐기며, 책임감과 리더십을 갖춘 학생입니다. 학습을 성실히 수행하며 수업 진행이 더딘 친구들에게 학습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교사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 공무원 희망

"○○○ 학생은 공공의 이익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고 책임감이 강한 모습이 돋보입니다. 성실하고 정직한 태도로 학업과 학교생활에 임하며, 공동체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국민을 위한 봉사 정신을 갖춘 공무원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런데 오늘은 조금 이상한 학생을 발견했다. 학생의 희망과 학부모의 희망이 같은 경우도 있고 다른 경우도 만만치 않게 등장을 하지만 이런 경우는 드물게 아니 거의 처음 아닌가 싶어서 말이다.

스님은 희망 직종에 분명 속할 것 같기는 하다. 목사님이나 신부, 수녀 등도 당연하고... 그런데 예수님도 직업이 될 수 있는 것인가? 혹시 목사나 전도사를 잘 못 기재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예수가 직업이 될 수 있다면 이는 종교계의 혁신을 넘어 세계적으로 큰 문제가 되는 것 아닌가?

진로희망.jpg


건 그렇고 여기 학부형은 스님이라는 직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불교 종파는 조계종인바 그들은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데 비해 여타 종파는 인정을 하고 있으니 혹시라도 종교 귀의는 하되 후손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결혼이 가능한 종파의 스님을 권하지 않을까? 사찰이라도 운영하고 있는가?

근래 들어 기독교를 포함하여 천주교, 불교 등 종교의 종류를 불문하고 신도 수가 줄고 있고 교육기관(신학교, 불교 학교) 입학생도 줄어들고 있다는데 이 학생과 학부형은 보기 드문 집안 아닌가 한다.

하튼 이런 경우에는 지도 말씀을 어떻게 써주어야 부드럽게 작성했다고 소문날까? “학생과 학부형이 잘 상의해서 결정하기를 권함....”이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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