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딸 가진 엄마

등원전쟁으로 시작하는 아침

by 보나


얼마 전 보았던 강연 중에서, 엄마와 딸, 엄마와 아들의 관계는 다르다고 했다.


엄마는 아들을 ‘대상’으로 바라보아 챙겨줘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하고, 딸은 나의 연장선에서 ‘나의 일부’로 본다는 내용이었다.

(교육대기자 TV : 정신분석가 박우란 님 인터뷰 내용 참고 https://youtu.be/xQ-96Fdk7Qk?si=OuL2lM7o7ZMmHPdk )​




나는 딸이 둘이다.


이 딸 둘은 아침마다 누가 엄마의 사랑을 더 많이 받을까를 경쟁하는 아기 새들 같다.


등원 시간에는 항상 전쟁이다.


행동이 느린 첫째는 항상 나의 타깃이 된다.


“첫째야 엄마가 옷 입으라고 했지!”

(옷 안 입고 딴짓 중...)

(가서 주섬주섬 옷을 입혀주면)


“엄마, 동생이 가방도 안 챙기고 먼저 나갔어.”


먼저 준비 다하고 현관에 있는 동생 핑계를 대는 언니.


아침잠이 많고 항시 사랑이 고픈 둘째는 언니와 말할 때 항상 끼어들어 나의 귀를 시끄럽게 한다.


멀티가 잘 된다고 생각하는 나지만 딸내미 둘이서 동시에 말할 때는 머릿속이 무척이나 혼란스럽다.

누구의 말에 먼저 반응해야 될지, 어떤 말을 먼저 들어줘야 할지 매우 어렵다.


작년 첫째가 상담센터를 다닐 때 상담 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씀이 있었다.


“어머님, 둘이 동시에 말할 때는 한 명에게 <잠깐 기다려. 언니 이야기 먼저 듣고 말해줄게> 하고 딱 끊으셔야 해요.”


아이 둘이 동시에 말할 때는 순서를 정해주면 된다는 거였다.


그 당시에는 “아~ 네. 제가 그런 면이 좀 부족한 게 맞는 거 같아요. 그렇게 해볼게요.“ 라고 말했지만 실제로 상황에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


누가 먼저 말했느니, 엄마는 언니 말만 들어준다느니, 둘이서 또다시 누가 먼저 말했는지 쟁탈전을 시작한다.


이 아기새들 사이에서 이탈하는 정신을 막으려면 내가 맑은 정신으로 아침을 맞이하는 수밖엔 없다.


오늘도 다짐한다.


‘내일은 꼭 시간에 쫓기지 않고 시간을 쫓는 자가 되어야지!’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