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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많으면 원하는 걸 할까?

by 보나


모든 직장인들은 가슴속에 사직서를 품고 산다. 그러면서 생각한다.


"내가 회사를 때려치울 수만 있다면 원하는 걸 하면서 살 수 있을 텐데. 원하는 게 없으니 계속 다니는 거야. 내가 원하는 것도 잘 모르겠고."


불과 작년까지 나는 출근하는 차 안에서 중얼거렸었다.

"아이고 내 팔자야, 나는 왜 이렇게 힘들고 바쁘게 내가 없이 살아야 하지?"

시간만 많으면 맨날 책도 읽고 글도 쓰면서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을 텐데.


하지만 역사는 바쁜 와중에 이루어진다.


오히려 틈새 시간 관리를 하며 본인의 일을 해 나가는 건 워킹맘이 더 잘할 수 있다. 그녀들은 이미 틈틈이 아이의 알림장 체크, (떨어지기 전 미리) 기저귀 주문, 시기별 이유식 준비, 발달별 필요한 장난감이나 책 파악, 계절별 필요한 옷 구매, 장보기, 명절 계획 세우기, 여름휴가 준비, 어버이날 준비, 부모님 생신 준비, 스승의 날 준비, 입학식, 졸업식 준비 등 사소한 일부터 집안의 대소사 들까지 모두 챙기고 있기 때문이다. 즉, 많은 일들을 이미 해내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거다.


거기에 한 가지 작은 일을 추가하는 것쯤은 시간관리의 왕인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다.


지금 너무 힘들지만 시간이 많으면 나중에 해봐야지~ 했던 일들 중 아주 작은 거라도 하나씩 시작해 보자.

그게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괜찮다.


나 같은 경우, 틈틈이 자기 계발 서적을 읽었고 그러다 보니 관련된 유튜브 영상도 자주 찾아보게 되었다. 그러다가 하와이 대저택의 The MIND라는 책을 읽고 나의 뇌는 내가 프로그래밍하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뇌를 프로그래밍해 놓으면 그것과 관련된 것을 알아서 찾는다는 거다. 예를 들면 내가 BMW X5를 사고 싶으면 길거리에 돌아다닐 때마다 그 차만 보이는 원리다. 신기하게도 그 책을 읽은 후 몇 달 뒤 나는 슬초브런치 3기 수업을 신청해서 수강하고 있었다. 그리고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당당하게 육아휴직 선언을 한 후 글쓰기라는 일에 집중하고 있는 실험기를 지나는 중이다.



그 당시 지나영 의사 선생님의 유튜브 애청자였는데 그분이 하신 말씀 중에 이런 말이 있었다.


When life gives lemons, make lemonade.


삶이 너에게 신 레몬과 같은 시련을 주더라도, 그걸 받아서 레모네이드로 만들라는 의미였다. 이 말을 듣자마자 가슴에 새기고 카톡 프로필 문구로 해놓고 살았다. 그 자세로 인생을 살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인생이 힘들다고 느껴질 때마다 '이 힘듦이 지나고 나면 내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어있을 거야. 레모네이드로 만들어서 맛있게 먹어야지' 생각했다. 그 마음 하나로 진하게 힘든 워킹맘 시절을 버텨왔다.

그러면서 틈이 생기면 나를 위한 꿈을 놓지 않았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현재의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하나의 문구와 나를 위한 잠깐의 '틈' 하나면 족하다. 그걸 반복하다 보면 저 멀리 아득하던 꿈이 점점 손에 잡힐 정도로 가까워 짐이 느껴지게 된다. 그러다 보면 바로 그때, 시간이 많으면 해야지 했던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다가와 버리는 거다.


퀀텀점프를 할 수 있는 나만의 고독한 시간.

그 시간이 무조건 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니, 내가 시간이 많으면 해야지~ 하고 미뤄놨던 그 일을 지금 당장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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