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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병이 없는 삶이란

by 보나


휴직을 하고 나니 가장 좋은 점이 있다. 바로 월요병이 없다는 것.


회사를 다니던 지난달까지만 해도 일요일 밤이 되면 다음날 회사 갈 생각에 스트레스를 받았다.

'아 내일 월요일이지? 회사 가야 하네... 오늘이 아직 토요일 밤이면 좋겠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토요일 밤에는 무척 행복하다.

'아직도 주말이 하루나 더 남았구나. 늦게 자도 되고 내일도 쉴 수 있어.'


그래서 저녁 10시만 되면 아이들을 재워야 한다는 압박감에 숙제도 제대로 봐주지 못하고 '빨리빨리'만 외치다가 아이들은 결국 나에게 짜증이 폭발했다. 그래서 이것도, 저것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아이들만 울면서 재우기 일쑤였다. 그러면서 다음날 입을 옷도 챙기고, 도시락 통 챙기고, 양치도구 챙기고, 물병 챙기고, 준비물 챙기고, 다음날 아이들 먹일 반찬 체크하고, 밥솥은 새벽에 밥이 되도록 예약을 걸어놓고.. 등등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했다.


그럴 때마다 내 몸은 천근만근 무거운데 해야 할 일들이 머릿속에 백 가지가 되는 것 같아 정신적 스트레스가 더해졌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다르다.


다음날 회사 출근을 안 해도 되니 마음이 여유로워서 아이들은 조금 늦게 재울지언정, 아침에 늦은 만큼 조금 더 재워서 융통성 있게 학교에 보내면 되니 괜찮다. 이런저런 여유를 부릴 수 있다. 밤에 아이들 입을 옷을 못 챙겨놓아도 아침에 챙기면 되고, 밥도 아침에 지으면 된다. 각종 준비물도 아침에 챙기기에 충분한 시간이 있다.


이런 여유는 휴직 때만 누릴 수 있으므로 지금이 나에겐 아주 소중한 시간이다.


이렇게 주어진 시간에 감사하다. 회사에도 감사하고 국가의 제도에도 감사하다. 내가 임시백수를 선언하고 대신 열심히 가정의 경제를 책임져주는 남편에게도 감사하다. 오늘은 감사일기다.


황금보다 더 귀한 나에게 주어진 이 시간을 다이아몬드처럼 반짝반짝 빛나게 소중하게 보내고 싶다.


이 시기에만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 보고, 그것들을 도전해 봐야겠다.


충분한 시간을 가져라. 남보다 서두른다고 남보다 더 행복한 것이 아니다.
- '지금 이 길이 내 길인지 묻는 그대에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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