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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틴 쉬어가기

by 보나


하나의 행동이 완전한 습관이 되기까지 66일이 걸린다고 한다. 나는 스타벅스 가서 매일 글쓰기 27일 차이다. 주말에는 스타벅스에 가지 않았지만 어떻게든 집에서 글을 써냈다. 어제까지 총 27개의 글을 썼다. 한 달 정도의 기간을 이렇게 더 해내면 의지와 상관없이 자동으로 글을 쓸 수 있게 될까?


그렇다면 행동이 습관이 되기까지 얼마만큼의 시간이 필요한가? 런던 대학교에서 실시한 연구에 그 해답이 있다. 새로운 행동이 자동적으로 혹은 몸에 밴 것처럼 나오기 시작하는 순간이 언제인지 알아보기로 했다. (중략) 연구원들은 학생들에게 다이어트 목표를 세우게 하고 일정 기간 동안 운동을 하게 한 뒤 그들의 진척 과정을 관찰했다. 그 결과 그들이 새로운 습관을 들이는 데는 평균 66일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 THE ONE THING 중에서


그런데 오늘 그 루틴이 깨졌다. 오전에 자발적으로 선택한 강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강의를 듣기 위한 장소로 카페가 아닌 집을 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에서 서재에 앉아 글을 쓰는 행동은 하고 있다. '스타벅스'라는 '장소'에 가서 글을 쓰는 행동은 하지 못했지만 오전 중, 점심 먹기 전에 나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글쓰기이다. 그걸 해내기 위해 오전에 들었던 강의를 마친 후 바로 글을 쓰고 있다.


그 장소에 가야만 그 행동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물론 나의 루틴을 행하기 위한 매력적인 장소로 스타벅스를 이용한 건 맞다. 처음에는 의지가 약했으므로 뇌를 속이기 위해 공간의 힘을 많이 사용한 거다. 그 공간이 주는 힘 안에서 열심히 매일 글쓰기를 진행 중이고, 근육이 아주 조금씩은 깨어나고 있다.


오늘은 의도치 않았지만 어쩌다 보니 루틴 쉬어가기를 진행하게 되었다. 하지만 장소만 쉬어갔을 뿐, '행동'자체는 루틴대로 하고 있다. 이걸 해 내야 다음 루틴인 독서를 할 수 있다. 그걸 이루기 위해 시간은 조금 늦었지만 글쓰기를 하는 거다.




가끔 내가 루틴대로 제대로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면, 의도적인 일상 탈출을 감행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일탈을 하면서도, 어느 상황에서, 어떤 장소에서든 루틴대로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면 그것이 제대로 나의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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