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는 항상 굴곡이 있다

by 보나


인생을 그래프로 나타낸다면 현재 나의 그래프는 올라가지도 내려가지도 않는 평균의 그래프이다. 하지만 작년을 그래프로 나타낸다면 아래를 향하고 있을 거다. 둘째 낳고 복직 후 2년 간 우상향, 3년간 우하향을 그리고 있는 그래프.


10대 시절부터 40대까지를 그래프로 나타내 본다면 이렇다. 아마 10대는 15세까지 상승기, 16세부터 하강기, 20대는 그냥저냥 평범한 그래프, 25세부터 30세까지도 하강기, 31세부터 35세까지 상승기, 36세부터 39세까지 하강기, 그리고 40세부터는 또 상승기? 아니면 평범한 유지기?


대강 따져봐도 내 인생은 상승과 하강을 신기하리만치 반복했다. 물론 1년 단위로 상세히 따져보면 매월, 매주, 매일마다 수많은 상승과 하강을 반복할 테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이렇다.


이런 말이 떠오른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


내가 삶을 계속 살아가는 한, 인생은 계속 상승과 하강을 반복할 것이다. 그 대상이 지금까지는 심리적인 것이 중점이었다면 이제는 나이가 한 살 한 살 많아짐에 따라 체력적인 것이 될 수도 있고, 가족이나 아이가 될 수도 있다. 대상만 바뀔 뿐 인생의 상승과 하강은 비슷할 거라 생각된다.




인생은 누구에게나 희극이기도 하고 비극이기도 하다. 단지 매 순간 나에게 찾아오는 비극을 누가 당당히 맞서서 이겨내는가, 희극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잘 즐기는가의 차이이지 않을까.


비극이 찾아올 때 사람은 3가지의 방법으로 대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1. 비극에 당당히 맞서는 사람

2. 비극이 조용히 지나가길 기다리는 사람

3. 비극 앞에서 이도 저도 못하고 포기해 버리는 사람


비극에 당당히 맞서는 사람은 이 상황을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현명하게 이겨낸다. 그리고 그만큼의 단단한 인생 경험치를 쌓게 된다. 불과 2~3년 전 아이 둘을 키우며 회사를 다닐 때 ‘내 한계치를 시험해 보리라 ‘ 마음먹었던 그 시절이 나에겐 단단한 인생 경험치를 쌓았던 시절이었다.


그 시절 스스로가 고통과 시련에 당당히 맞서 싸웠다고 생각한다. 남들이 보기엔 ’워킹맘? 그거 누구나 다 하는 걸 가지고 뭘 그래‘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언제나 나만의 기준이 중요하다. 사람마다 고통의 역치가 다르듯,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도 자신만의 역치가 있다. 내 역치를 넘어서는 경험을 했다면 그걸로 되었다.


두 번째로, 비극이 조용히 지나가길 기다리는 사람은 비극에 대처할 에너지가 아직 부족하거나, 마음의 준비가 덜 된 사람들일 거다. 나에게 닥친 고통을 겪어내기엔 아직 많이 여리고 경험치가 부족해서 나만의 동굴에서 조용히 무언가를 하는 사람.


이 시절은 나의 20대 중후반 시절이었다. 힘든 시기였지만 그 와중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골라서 했다. 물론 그 당시에는 운명을 바꿀 수는 없었다. 단지 나에게 주어진 일들 중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고, 취미 또한 할 수 있는 것을 했다. 남들이 인정하는 기준에서 벗어날지라도 내가 원하는 걸 했다. 그때 한 선택이 지금 나의 운명을 아주 조금씩 바꾸고 있다.


세 번째, 비극 앞에서 이도저도 못하고 포기해 버리는 사람의 경우에는 휴식이나 치료가 필요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럴 에너지가 아예 없기 때문에 맞설 용기도 안 생기는 거다. 나의 경우는 중학교 시절이 이런 시절이 아니었나 싶다. 친구를 포기하고 사람사이의 관계도 포기했던 그 시절. 나에겐 용기란 게 없었고 어떻게 용기를 내야 하는지 조차 몰랐다. 그 당시 내가 했던 건 화의 대상을 바깥으로 돌리는 것뿐이었다. 그 대상이 나의 엄마였음에 정말 아직도 죄송할 따름이다.




지금 당신에게 비극이 찾아왔는가? 사소한 일이지만 나를 힘들게 하는가? 내가 왜 힘든지 조차 잘 모르겠는가? 그렇다면 뭘 잘하려고 하지 마라. 그냥 나에게 다가온 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이겨내려고도 하지 말고, 인생에서 지금은 하강곡선을 타고 있는 시기구나 하고 생각해라. 하강곡선이 지나가면 분명 상승곡선이 있다. 올해가 하강이면 내년엔 상승일 거다. 그러니 단단한 마음을 가지고 지나가길 기다려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김용택 님의 시로 마무리한다.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사는 게 이게 아닌데
이러는 동안
어느새 봄이 와서 꽃은 피어나고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그러는 동안 봄이 가며
꽃이 집니다
그러면서,
그러면서 사람들은 살았다지요
그랬다지요

김용택, <그랬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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