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데미샘 자연휴양림이라는 곳에 왔습니다.
이곳에 있는 한옥 독채를 빌렸습니다.
하룻밤을 자고 일어나 대청마루에 앉았습니다.
어제 오후에 도착해 풍경을 바라봤을 때와 또 다릅니다. 분명 온도는 25도인데 바람이 선선하고 시원합니다. 산이란, 숲이란 이런 곳인가 봅니다. 뜨거운 해도 자신들의 몸으로 감싸 안아주는 넓은 마음을 가졌습니다.
갑자기 6살 둘째가 묻습니다.
“엄마 산이 저렇게 높은데 저길 어떻게 올라가?”
“어제 계단을 올라간 것처럼 한 계단씩 올라가다 보면 꼭대기까지 갈 수 있어.”
“정말?”
“응. “
한옥 대청마루에 앉아 산을 바라보니 이런 생각이 듭니다.
‘산은 산이오 물은 물이로다’
산과 숲들은 그대로 있는데 나만 불안해하고 앞으로 가지 못하는 것을 걱정합니다. 산들의 푸릇함과 울창함 속에서 포근함을 느낍니다.
어제 아이들과 함께 계단에 올랐습니다. 아이들에게는 한 계단씩 올라가면 끝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지만, 얼마나 힘들지는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진안에 와서 마이산에 있는 ‘은수사’에 올라가기 위해 지름길을 찾았습니다. 북부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올라갔는데 계단이 보였습니다. 계단만 올라가면 바로 은수사가 있을 줄 알았는데 가도 가도 끝이 없었습니다. 아이들은 점점 힘들어 하기 시작했습니다.
“엄마! 언제 도착해? 나 너무 힘들어.”
“엄마도 너무 힘들다.”
아이들의 말에 땀이 줄줄 흘러서 말할 힘도 없었습니다. 알고 보니 500 계단을 올라가고 다시 비슷한 수의 계단을 내려가야지만 나오는 곳이었습니다. 지름길인 줄 알았던 곳은 가파른 계단이 있어서 빨리는 갈 수 있었지만 매우 험난한 길이었습니다. 반대로 사람들이 많이 가는 남부 주차장에서 올라가면 평지로 갈 수 있지만 시간은 두 배 걸리는 길이었습니다.
아이들은 불평을 했지만, 집에 돌아가는 길이 평지여서였는지, 힘든 구간은 끝나서 인지 다시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왔습니다.
모르고 갔고, 계단만 올라가면 바로 도착할 거라 생각했던 목적지였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렸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더 힘들었습니다. 그렇지만 돌아오는 길에는 아름다운 풍경도 보고 여유로울 수 있었습니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지만 역시 인생은 힘든 일이 있으면 좋은 일도 있는, 살아갈 만한 것입니다.
자연 속에서 다시 한번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