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문득, 우리 집 자매 언니와 동생의 다툼이 많이 줄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쩐지 요즘 아침에 아이들을 등교시키는 길이 예전보다 덜 힘들다고 생각했었는데 둘이 싸우지 않으니 그랬던 거였다.
얼마 전에는 동생이 징징 거리며 우는 모습을 보고 나와 첫째가 둘이서 몰래 웃었던 일도 있었다. 예전이라면 동생이 울면 바로 "왜 우는 거야? 그렇다고 울면 안 되지." 하면서 일장연설에 들어갔을 우리 첫째. 그랬던 첫째와 둘이 같이 웃을 수 있다니 이런 날이 올 줄은 몰랐다.
첫째가 동생을 다른 집보다 조금 더 많이 싫어하는 것 같아 마음에 걸렸다. 이 마음은 잘못된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우리는 같은 가족인데 언니가 동생을 싫어한다니 그건 말이 안 된다, 천륜에 어긋난다 생각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기도 했다. 나도 엄마, 아빠가 싫었던 적이 있었으니까. (내 기억에 내 동생은 귀찮기는 했지만 싫지는 않았었다.) 아무리 가족이어도 좋아하는 감정을 강요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고작 9살짜리 아이가 내뱉는 말 하나를 두고 생각이 거기까지 미쳤다. 내가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는 걸까?
본질적인 내용까지 생각하기에는 나는 일반인이고 심리학자도 아니다. 뭐가 옳은 지 그른지 조차 알 수 없다. 지금 중요한 건 그런 깊이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단지 첫째의 마음을 알아주고 이 불편한 상황을 '해결'하는 것뿐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쳤고 그날부터 첫째와 둘째를 분리하기 시작했다. 아침식사 때 나란히 의자에 앉혔었는데 따로 앉혔고, 아침도 시간차를 두어 같이 먹지 않게 했다. 그렇게 서로가 부딪힐 일이 줄어드니 미워할 일도 줄어들었다. 자매가 너무 따로 노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당장은 나도 편하고 아이들도 부딪히지 않으니 그걸로 되었다 생각했다. 누군가와 계속 부딪혀서 힘이 들 때는 적당한 '거리두기'를 하는 게 좋을 때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으니 그게 맞다 생각했다. 그랬는데 요즘에는 또 다른 고민이 떠오른다.
자매는 평생 같이 가야 할 존재인데 조금이라도 미움의 씨앗이 싹터서 평생을 미워하게 되면 어쩌지? 내가 너무 앞서는 걱정을 하는 걸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둘이서 조금 더 친해지길 바라'에 가까워졌다. 사람의 욕망은 끝이 없다. 아이가 이게 나아지면 또 저걸 잘하게 하고 싶고, 동생과 이제 싸우지 않으면 이번에는 둘이서 친해져서 관계가 좋아지길 또 바라기도 하고. 박우란 정신분석가는 말한다.
사람의 욕망에는 끝이 없어서 욕망이 목표가 되면 그걸 이룰 때마다 점점 더 공허해지고 공황장애나 우울증이 찾아올 수 있다고. 목표가 나를 끌고 다니면 나를 잃게 된다고 말한다. 욕망은 '운동성'이라는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운동성이 주인이 되어버리면 우리는 충동의 노예가 되어 버린다고 한다.
- 정전부부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MEVBtrp_0gs&t=3657s 중에서
욕망이 주인이 되고 내가 욕망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현재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는 삶을 사는 거다. 그럼 욕망이 커지지 않고 현재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간혹 욕망이 떠오르겠지만 그 와중에서도 행복과 감사를 찾게 될 거다.
지금 이곳에서, 나에게 주어진 오늘, 함께 할 아이들, 남편, 가족이 있음에 감사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