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져 주방장 게임
아이들과 가끔 하는 보드게임 중에서 <배터져 주방장> 이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첫 번째 순서인 사람이 먼저 주사위를 던지고 나온 색깔의 돌을 뒤집으면 뒤에 쓰여 있는 숫자만큼 주방장의 머리를 누르는 게임입니다. 머리를 누르면 주방장의 배는 점점 부풀어 오르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자기 차례에서 빵 하고 터지면 그 사람이 지는 것이지요.
지난 주말 아이들과 게임을 하다가 제 차례에 주방장 배가 빵 하고 터지는 바람에 깜짝 놀랐습니다. 사실 주말에 일어나자마자 비몽사몽인 저에게 아이들이 같이 게임을 하자고 하여 귀찮았던 게 사실입니다. 그랬는데 빵 터지는 소리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그와 함께 졸림, 귀차니즘은 날아갔습니다. 그 뒤로 아이들과 더 재미있게 게임을 할 수 있었어요.
인생이란, 한 치 앞을 알 수 없습니다. 나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 이 조용하고 평화로운 세계가 깨져버릴 수도 있고, 너무나 갑자기 복권에 당첨되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고요. 다가올 미래만 생각하며 "다음에, 다음에, 엄마가 다음에 해줄게!"를 생각하다 보면 다음에 가 없던 일이 될지 모릅니다. 그때 그때마다 아이의 마음 한편에는 억울함이 쌓일 수도 있고요. 저희 집 둘째가 저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엄마는 맨날 다음에 해준대!! 내가 원하는 건 맨날 하지 말라고만 해!!”
저도 아이에게 '다음에'를 남발하는 엄마입니다. 무언가를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걸 왜 그리도 주저하는 걸까요? 워낙 걱정이 많고 불안도가 높은 기질이라 그런 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귀찮아서가 우선 인 것 같아요. 육아는 귀차니즘을 극복하는 과정이라고 합니다.
귀차니즘을 극복해 낼수록 사랑하는 아이들에게는 큰 추억이 되겠죠. 오늘 저녁에는 귀차니즘을 극복하고 벌떡 일어나 아이와 함께 나갑니다. 놀이터에 가거나 동네산책을 갑시다. 나가기 싫어하는 아이가 있다면 다이소 쇼핑으로 꼬셔봅니다. 그리고 나가 같이 걸으며 저녁 공기를 느껴 보면 참 좋겠습니다.
오늘도 그 자리에서 열심히 살고 계신 엄마, 아빠께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내 앞의 쇼츠영상, SNS 속 화려한 아이들을 보지 말고 내 아이의 눈망울을 쳐다보면 그 속에 바로 사랑이 깃들어 있습니다. 그 사랑을 가지고 살아가세요. 다음에 라고 말하기보단 음, 그래 한번 해볼까?라고 해보세요. 그 말 한마디만으로도 아이는 부모님의 사랑과 노력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