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의 젤리, 그것은 행복

by 보나

어제는 둘째 아이의 태권도 학원 방학날이었다.


방학인 걸 깜빡 잊고 영하 6도의 날씨에

'아 태권도 학원 차가 왜 이리 안 오지'

하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그러다 태권도 관장님께 전화를 드렸고 '[웹발신] 잠시 후 연락드리겠습니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는 순간, '아 오늘 태권도 방학이지' 하며 순간 깨달았다.


그리고는 얼른 어린이집으로 뛰어갔다.

아이는 저녁 시간이 다 되어 배가 고팠는지 '엄마 왜 이렇게 늦게 왔냐'며 시무룩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둘째는 배가 고픈 걸 잘 참지 못하고 짜증을 잘 내는데, 어제도 둘째의 짜증이 걱정되었다. 그러던 와중 첫째가 학원셔틀에서 내릴 시간도 겹쳤다. 어린이집에서 둘째를 하원하고 첫째의 셔틀버스까지 이동하는 순간에도 둘째는 배고프다며 칭얼거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갑도 안 가지고 왔다. 그렇지만 너무 추웠으니 추위라도 피하자 싶어 집 아래 무인 편의점에 무작정 들어갔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친절한 편의점 사장님께서 유통기한이 딱 하루 지난 젤리를 "원하시는 분 가져가세요." 라며 두신 게 아닌가. 이런 우연적 필연이 있을 수 있나! 정말 감사했다.


유통기한 하루 정도 지난 건 먹어도 괜찮을 것 같았고, 아이는 젤리를 보며 기뻐했다.

그리고 언니의 셔틀버스가 올 때까지 따뜻한 편의점에 앉아 맛있는 젤리를 냠냠 먹으며 얌전히 기다렸다.


아 인생이란 이런 것인가!


방금 전까지만 해도 방법이 없고 모든 게 안 좋은 상황 같았는데, 이런 순간의 우연에 의해 행복해질 수 있는 그런 것. 그런 게 바로 인생이다. 그러니 너무 심각하게, 진지하게 살며 괜히 우울해하거나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람의 마음은 생각보다 단순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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